유괴 시도 신고에 ‘놀란 가슴’… 학부모 불안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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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심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며 초등학생을 유인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범죄 의도와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당 남성을 풀어줬지만, 유괴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아이들을 직접 등하원시키는 학부모가 많아지는 등 해당 지역 일대 학원과 주택가를 중심으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아이스크림 미끼 초등 2명 회유”
거제동 놀이터서 목격담 접수돼
경찰 “정신 장애… 혐의점 없어”

6일 부산 연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연제구 거제동 한 놀이터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며 초등학생에게 접근하는 남성이 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한 건 다름 아닌 놀이터에 있던 초등학생. 이 학생은 놀이터에서 놀던 중 수상한 중년 남성이 아이들에게 접근해 말을 거는 장면을 목격하고 이를 경찰에 알렸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정신 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로 확인됐다. 심문을 마친 경찰은 그가 아이들을 약취·유인 또는 유괴하려는 의도가 없었고 판단했다. 경찰은 별도로 사건 접수를 하지 않고, A 씨를 사직동에 있는 자택으로 귀가시켰다.

그러나 유괴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일대 학원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일 사직동의 한 학원에서는 ‘하원 장소에 미리 나와 아이들을 직접 데리고 가주시고, 모르는 사람을 아이들이 따라가지 않도록 지도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학부모 안내문을 보내기도 했다.

거제동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김 모(42) 씨는 “유괴 의심 사건이 있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직접 아이들 손을 잡고 학원을 오가는 부모들이 많아졌다”며 “만일 놀이터에서 학생이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더라면, 그 학생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모른다는 게 가장 무섭다. 순찰이라도 강화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범죄 의도와 혐의점이 없어 강제 조치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주택가 순찰 때는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연제서 관계자는 “조사 이후에 다시 ‘이 같은 행동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고 강력하게 경고한 뒤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전했다.

곽진석 기자 kw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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