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코인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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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큰 손실 우려

업비트와 빗썸 등 국내 대표 가상자산거래소가 일부 가상자산을 상장폐지하거나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하는 등 ‘코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업비트는 지난 11일 오후 공지사항을 통해 마로, 페이코인, 옵져버, 솔브케어, 퀴즈톡의 5개 가상자산을 원화마켓에서 상장폐지한다고 밝혔다. 거래 종료일은 18일 오후 12시다. 원화마켓 페어(연동) 유지를 위한 내부 기준 미달이라는 사유만 공개했고, 개별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업비트 측은 “원화마켓서 사라지는 5개 종목의 BTC마켓 상장은 유지한다”며 “원화와 BTC마켓의 거래 유지 기준이 다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화로 거래하는 원화마켓의 거래량이 비트코인(BTC)으로 거래하는 BTC마켓보다 1000배 이상 많은 만큼, 사실상 상장폐지에 가깝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업비트는 또 코모도와 애드엑스, 엘비알와이크레딧 등 25개 가상자산을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유의종목 역시 지정 후 일주일간 프로젝트 내용 심사와 유동성·매매 현황 모니터링을 받아 지정 사유가 해소되지 않으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빗썸도 같은 날 오후 애프앤비프로토콜과 퀸비의 2개 종목을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거래소가 금융당국에 사업자 신고를 앞두고 ‘위험 관리’ 차원에서 감점 가능성이 큰 가상자산 솎아내기 절차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금법에 따르면 가상자산거래소는 오는 9월 24일까지 실명 확인 입출금 계정,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등의 요건을 갖춰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를 해야 한다.

가상자산거래소들이 잇따라 ‘가상자산 정리’에 나서면서 해당 가상자산에 투자한 사람들은 큰 손실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원화마켓 상장폐지 5개와 투자유의종목 지정 5개 등 총 30개나 되는 가상자산에 대한 조치를 갑자기 발표한 업비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원성이 크다. 이날 가상자산 투자 커뮤니티에는 “사전에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상장한 후 피해를 고스란히 투자자들에게 전가한다” “업비트에 손해배상청구를 하겠다” 등의 성토가 이어졌다.

김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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