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베네트 총리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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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전 이스라엘 총리와 새 연립정부를 이끌 나프탈리 베네트(오른쪽) 신임 총리가 13일(현지시간) 크네세트(의회) 특별총회에서 야권 정당들로 구성된 연정이 승인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UPI연합뉴스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71)의 12년 여에 걸친 장기 집권이 막을 내렸다. 중도 성향의 예시 아티드를 중심으로 좌파와 우파, 아랍계 등 8개 야권 정당을 아우른 이른바 ‘무지개 연정’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 특별총회 투표에서 의원 120명 가운데 60명이 새 연립정부를 지지했고, 59명은 반대표를 던졌다. 연정에 동참한 아랍계 정당 라암에서 의원 1명이 지지를 철회했지만, 반대표를 던지지 않고 기권하면서 1표 차로 새 연정 승인이 이루어졌다.

8개 정당 ‘무지개 연정’ 출범
물러난 네타냐후 “곧 돌아올 것”

차기 정부 임기 전반기인 2023년 8월까지 총리는 극우 정당인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네트(49) 대표가 맡는다. 연정을 이끈 예시 아티드의 야이르 라피드(58) 대표는 외무장관직을 맡고, 2년 후 총리직을 승계한다. 아랍계 정당이 연정에 처음 참여하는 새 역사를 쓴 이번 연정에는 여성 장관 9명이 배출되면서 역대 최다를 기록하기도 했다.

베네트 대표는 신임투표에 앞서 한 연설에서 “중대한 시기에 책임을 맡았다. 책임 있는 리더들이 분열을 멈출 때”라며 자신이 우파와 아랍계를 잇는 가교 구실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란에 대해 강경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그는 “(미국의) 핵 합의 복원 시도는 실수”라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베네트 총리 정부 출범을 축하하면서 미국이 이스라엘 안보에 계속 관여할 것이며 새 정부와 함께 일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반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와 하마스는 베네트 총리 정부가 네타냐후 정부와 별 차이가 없다고 혹평했다.

한편 야당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된 네타냐후 전 총리는 새 연정이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지 못할 것이며, 때론 우방인 미국과 국제사회의 압박을 이겨낼 능력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곧 돌아올 것”이라고 재기를 다짐했다. 하지만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처벌을 받을 수 있는데다, 당 내부에서조차 도전을 받는 상황이어서 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여진 기자·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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