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세 수입 급증, 전년보다 32조 7000억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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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국세 수입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면서 세수 추계 오차율이 10%대까지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세수 추계란 정부가 올 한해 세금이 얼마 들어올 것인지를 예상하는 것이다. 올해 이처럼 오차율이 커진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당초 예상했던 상황이 빗나간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올들어 수출을 중심으로 강한 경기 회복세를 보였는데 지난해 말 세수 예측을 하던 당시만 해도 이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올 초 수출 중심 강한 경기 회복세
지난해 말 세수 예측 제대로 못해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세 수입은 133조 4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조 7000억 원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세로 법인세가 8조 2000억 원, 부가가치세가 4조 9000억 원이 늘었다. 또 부동산·주식시장 호조로 양도소득세가 3조 9000억 원, 증권거래세도 2조 원이 더 걷혔다. 이건희 회장 유족의 상속세 등 우발세수도 2조 원이 늘었다. 세금을 지난해 하반기나 올해로 미뤄준 데 따른 효과도 영향을 줬다.

정부는 내부적으로 올해 30조 원 안팎의 초과 세수를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회복세가 현재처럼 이어진다면 이보다 더 많을 수도 있다. 당초 기재부는 올해 국세 수입이 지난해 세수결산치(285조 5000억 원)보다 적은 282조 7000억 원이 걷힐 것으로 봤는데, 실제 국세 수입은 310조 원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

국세 수입 오차율은 2016년 4.2%, 2017년 5.7%, 2018년 9.5%로 증가해왔다. 이후 정부는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세수 추계 전제 및 전년도 세수 추계 오차 분석 결과 등을 함께 밝히는 등 정보 공개를 확대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자 2019년 오차율은 17년 만에 가장 낮은 0.5%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부동산과 증시 활황에 세금이 더 걷히면서 2.1%로 다시 높아졌다. 만약 올해 전망대로 30조 원이 더 들어오게 되면 오차율은 10.6%가 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쇼크로 이례적인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마찬가지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법인세와 양도소득세 등 변동성이 큰 세목에서 세수가 늘었는데 정부가 일부러 낮게 추계했다기보다는 기존의 관계가 깨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차가 너무 컸던 만큼 전문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다음 해의 세수 예측은 근본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초과 세수가 30조 원이라는 것은 허용되는 예측 오차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예측 오차를 줄이려면 추계 모형과 추정 근거가 공개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김덕준 기자 casiop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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