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초량왜관 그린 ‘초량화관지도’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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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부산포에는 초량왜관이 있었다. 일본인들은 왜관을 화관(和館)이라 불렀다.

부산박물관은 2020년 구입한 유물인 ‘초량화관지도(草梁和館之圖)’의 보존처리를 완료해 ‘2021년 제2회 신수유물(新收遺物) 소개전: 다시 그리는 왜관-초량화관지도’를 통해 10월 17일까지 부산 시민에게 공개한다. 이번 공개는 유물 보존처리 후 처음이다.

부산박물관, 유물 보존처리 완료
10월 17일까지 2층 미술실 전시
일대 모습 두루마리 형태로 그려
원본을 1919년 모사, 길이만 7m

‘초량화관지도’는 조선시대 부산포에 있었던 초량왜관과 그 일대를 두루마리 형태로 그린 것이다. 쓰시마 종가 소장의 원본을 1919년에 다시 모사(模寫)한 것으로 그 길이가 무려 7m가 넘는다.

초량화관지도 하단은 오른쪽 초량왜관에서 왼쪽의 초량객사까지 이어지고, 상단은 송도 해안부터 두모포(현 부산 동구 수정동)까지 그려져 있다. 그림 중심은 초량왜관이다. 용두산의 관수가(館守家)를 비롯해 왜관 동관(東館)과 서관(西館), 성신당(誠信堂), 초량객사(草梁客舍) 등 왜관 안팎의 건물 모습도 볼 수 있다. 특히 선창에 정박해 있는 선박, 말이 뛰어노는 영도 등 주변 풍경이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돼 있다. 왜관 내 일본인은 기모노 차림에 허리에 칼을 차고 있으며, 조선인의 옷은 채색하지 않는 등 인물들의 묘사가 세밀하다.

18세기 중엽 초량왜관 일대와 부산항을 그린 지도로 국사편찬위원회 소장품인 ‘부산포초량화관지도’(작자 미상, 18세기)와 비교해보면, 그림 상단의 영도와 적기(현 남구 우암동 일대) 윗부분, 오륙도가 보이지 않고 서관 오른쪽 평원의 매사냥 부분도 생략돼 있다.

그림 끝부분에 ‘草梁和館之圖 大正八年七月九日寫(原圖宗家) 武田勝藏’라고 적혀 있어 ‘초량화관지도’는 1919년 7월 9일에 쓰시마 종가 소장의 원본을 모사한 작품이며 소장자는 다케다 카츠(武田勝)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산박물관 박미욱 유물 관리팀장은 “평면적 표현에 의해 원근감이 다소 결여돼 있지만, 일본인 관점에서 당시 대외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왜관 모습과 지형을 그렸다는 점과 그것을 현재와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자료”라고 설명했다. ▶부산박물관 ‘2021년 제2회 신수유물(新收遺物) 소개전: 다시 그리는 왜관-초량화관지도’=10월 17일까지(매주 월요일·지정 휴관일은 제외) 부산박물관 부산관 2층 미술실. 무료(인터넷 예약제). 051-610-7111.

정달식 선임기자 do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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