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미술관으로 콘텐츠 경계 확장하고 문턱 낮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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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식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장

경남 김해에 있는 국내 유일 건축·도자 전문 전시장인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이 주민들에게 새로운 모습으로,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방향성 재정립을 본격화한다. 국내외 건축·도자 분야 종사자들에겐 이미 널리 알려졌지만 김해 시가지에서 다소 떨어진 진례면에 위치한 거리만큼이나 시민과 관광객들에겐 아직 쉽게 와 닿지 않는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의 ‘변신’에 나선 것이다.

이 중심 역할을 맡은 이가 최근 공모를 통해 취임한 안규식(53) 관장이다. 안 관장은 개관 15년을 맞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의 ‘역할 재정립’에 방점을 둔 김해시 공모에서 세계적 특화미술관의 특징을 살리면서 현대미술을 접목할 최적의 인물로 평가돼 선임됐다.

국내 유일 건축·도자 전문 전시장
개관 15년 맞아 미술관 역할 재정립
지역 예술인·어린이 창작 공간 특화

홍익대학교 미술대 출신인 안 관장은 런던시티대학교 대학원 문화정책경영 석사 학위 취득 뒤,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를 시작으로 대구미술관과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을 거쳐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 관장 등 공립미술관 경력을 쌓았다. 여기에다 안 관장이 이들 공공미술관에 재직하면서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전시를 추진한 점에 김해시가 크게 주목했다는 후문이다.

안 관장도 클레이아크 특성은 살리면서 현대 미술의 다양한 분야와 트렌드를 포괄한 공공미술관으로의 운영 방향을 명확히 제시했다. 그는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건축·도자라는 독특한 방향성이 큰 장점이자 한편으로는 과제”라고 전제하고 “김해의 유일한 공공 미술관으로서 콘텐츠 경계를 확장하고 문턱을 낮추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런 생각은 취임 후 광폭 행보로 이어지고 있다. 안 관장은 먼저 지역에서 별도기관으로 운영돼온 김해문화의전당 내 ‘윤슬미술관’과 서부문화센터 내 전시시설인 ‘스페이스 가율’을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산하로 통합하고 지역 예술인 전시 공간과 어린이 창작 전시 공간으로 각각 특화했다.

안 관장 취임 후 첫 전시작인 ‘시시각각;잊다있다’는 그의 향후 미술관 운영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상징을 품고 있다는 평가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청각과 촉각, 생각 등 감각을 통해 감상하는 국내 처음 열리는 이색전시다.

부산 출신으로 뉴욕에서 왕성히 활동 중인 미디어 아티스트 송예슬 작가 작품으로,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소리와 공기, 냄새, 온도, 빛 등을 전시에 활용하는 독창적인 뉴미디어 아트다. 전시 특성상 한꺼번에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없는 탓에 소수의 제한된 인원에 예약제로 운영되면서 팬데믹 상황에서 제격이란 평까지 뒤따른다.

“전임 관장 때 기획된 작품으로 공교롭게 취임과 함께 전시된 것일 뿐”이라며 ‘전시작 호평’에 손사래를 친 그는 “국제교류전과 창작전시,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체험프로그램 등 콘텐츠 개발을 늦출 수 없다”고 미술관 변신에 강한 의지를 밝혔다.

“출퇴근 시간도 아깝다”며 숙소를 아예 부산에서 김해로 옮긴 안 관장의 행보에서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의 향후 변화될 모습이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

정태백 기자 jeong1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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