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대 청소노동자 ‘직고용’ 114일 만에 극적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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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대 청소노동자 집단해고 사태(부산일보 2월 25일 자 10면 등 보도)가 114일 만에 타결됐다. 신라대는 청소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고 65세까지 정년을 보장하기로 했다. 부산지역 사립대 중 청소노동자를 직접 고용한 사례는 드물다.

신라대와 민주노총 부산지역일반노조는 16일 오전 대학본부 총장 접견실에서 민주노총 소속 청소노동자 28명을 직접 고용하는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합의문은 대학이 청소노동자의 정년을 65세까지 보장하고, 협약 전까지 발생한 고소·고발 건을 취하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노조가 대학의 재정 문제를 고려해 정년에 따른 인원 감축에 대해 추가 인원 채용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청소노동자들은 오는 9월부터 순차적으로 학교로 복귀할 예정이다.

민노총 28명 정년 보장하기로
한노총 9명도 곧 합의 이를 듯

신라대는 2월 28일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청소용역업체와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청소노동자들은 집단해고에 해당한다며 반발하고, 대학본관에서 24시간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시위가 길어지면서 수업권 보장을 주장하는 학생 시위가 열리고, 학교가 노조에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면서 학내 갈등이 일어나기도 했다.

민주노총 부산지역일반노조 신라대지회 정현실 지회장은 “조합원들이 직접 고용이 극적으로 성사됐을 때 서로 붙들고 울 정도로 기뻤다”면서 “사립대에서 청소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는 사례가 거의 없어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당초 신라대 청소노동자는 모두 51명이었지만, 현재 민주노총 소속 28명과 한국노총 소속 9명이 남아 있다. 이번 직접 고용 대상자는 모두 민주노총 소속으로 아직 한국노총 노동자 9명에 대해선 여전히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한국노총 부산지역비정규직일반노조 신라대지부는 학교와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국노총은 9명 전원 직고용을 요구하는 반면 학교는 이보다 적은 인원을 고용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한국노총과 학교는 17일에도 만나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신라대 사무처 관계자는 “학교 정상화를 위해 한국노총 측과도 최대한 빨리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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