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설국’ 작가 가와바타의 짧은 소설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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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소설 1·2/가와바타 야스나리

는 두 권으로 이뤄진 의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1899~1972)의 짧은 소설 모음집이다. 200자 원고지 2~32장 분량의 122편이 실렸다.

을 일본 최고의 소설로 꼽는 이들이 많다. 그런 작가의 짧은 소설이라는 것이다. 아름다운 문장, 사각거리는 문장들이 읽는 이의 감성을 새롭게 열어제치면서도 움켜쥔다. ‘아래 연못은 은을 불에 녹여 흩뿌린 듯 반짝이는데, 위쪽 연못은 고요히 산 그림자가 가라앉아 초록이 죽음처럼 깊다.’ 작가가 열여덟에 쓴 ‘뼈 줍기’라는 작품에 나오는 섬세한 문장이다.

알다시피 가와바타는 어릴 때 부모를 잇달아 여의고 16세 때까지 할아버지와 단둘이 고독하게 살았다. 이때 체득한 허무감, 덧없음이 그의 문학의 뿌리에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손바닥 소설은 ‘가와바타 문학을 여는 열쇠’ 혹은 ‘시 소설’이다. “나의 저작 가운데 가장 그립고, 가장 사랑하고, 지금도 여러 사람에게 가장 보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실로 이 손바닥 소설들이다.” 내용은 온갖 것들이 다 있다. 사랑 이별 꿈 고독 죽음 젊음 늙음 등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삶의 갈피를 냉혹하게 묘파해내고 있다.

문득 의 첫 문장이 떠오른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유숙자 옮김/문학과지성사/1권 306쪽, 2권 346쪽/각권 1만 1000원. 최학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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