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예술작품도 많은 사람이 사랑해야 더 빛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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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진주목문화사랑방 이사장

“지역 문화예술은 한두 사람의 관심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함께해야 이뤄지고, 아무리 훌륭한 예술작품도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사랑해야 제빛을 낼 수 있습니다.”

‘박생광-진주에 묻다’전 추진위원장
지역 민간·단체 보유 작품 60점 소개
산골박물관 개관·지역 문화운동도

이달 1일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에서 개막한 ‘내고 박생광-진주에 묻다’ 전(展) 추진위원장 이상호(73) 사단법인 진주목문화사랑방 이사장은 ‘색채의 마술사’ ‘민족혼의 화가’ 진주 출신 내고 박생광(1904~1985) 전시회를 마련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특히 이번 전시는 진주지역 민간과 단체 등이 가지고 있는 내고의 작품 60점을 수집해 여는 것이어서 의미가 깊다. 이 이사장 본인도 내고 병풍작품 3점 등을 냈고, 지인과 지역 단체 등이 보유한 1940년대 작품 1점, 1950년대 17점, 1960년대 24점, 1972년대 7점, 1980년대 12점 등을 모아 선보였다. 개천예술제를 창제한 파성 설창수가 시를 쓰고 내고 박생광이 그림을 그린 ‘콜라보레이션’ 시화 작품 등도 나와 눈길을 끈다.

“진주 시민이 소장한 내고의 작품과 자료를 중심으로 전시해, 작가의 예술세계를 시민과 공유하고 시민 자긍심도 함께 높이기 위해 이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지역 출신 작가들이 남긴 지역 관련 작품이 당시의 지역 정서를 그대로 담고 있기에 지역 작가와 작품을 발굴, 보존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며 지역 문화운동과 예술품 수집, 보존 등에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다.

산청군 신안면에서 대규모 산란계 농장을 경영하는 그는 2015년 7월 농장에 자신이 평소 수집한 골동품, 예술·민예품 등 수천 점으로 지상 3층 694㎡규모의 경남도1종 전문박물관인 산골박물관(경남도 제57호)을 건립, 개관했다. 이어 서부경남 지역문화를 아끼는 인사 40여 명으로 (사)진주목문화사랑방을 결성, 소프라노 조수미 초청공연 유치, 내고 박생광 생가터 복원시도 등 지역 문화운동도 활발히 펴고 있다. 지난 2018년 4월 면우 곽종석(1846~1919) 선생이 태어난 산청군 단성면 남사마을 앞에 유림의 대표적 독립운동인 ‘파리장서’ 사건을 기리는 ‘파리장서 기념탑’을 세우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오는 8월 15일 진주시립 이성자미술관에서 ‘내고 박생광- 진주에 묻다’전이 끝나면, 이미 1000년 전부터 같은 정서와 문화를 공유한 옛 진주목 관할 서부경남 지역민의 동질성 회복 등을 위해 사천 산청 의령 하동 등 인근 시·군에서 순회 전시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선규 기자 sunq1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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