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배신 속도도 5G”… KT 불매운동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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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역 시민단체들이 부산에서 수원으로 연고지를 옮긴 KT 농구단을 규탄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KT가 부산시와 재협상을 하지 않을 경우 불매 운동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시민단체협의회 등 부산 지역 120개 시민단체는 17일 오후 2시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 소닉붐 구단의 독단적인 연고지 이전을 규탄한다”며 “부산 시민을 배신한 속도도 5G, 부산을 달아나는 속도도 5G”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부산 120개 시민단체 기자회견
KT 농구단 연고지 이전 규탄
“재협상 않을 땐 모든 사업 불매”

앞서 9일 한국프로농구연맹은 KT 소닉붐 농구단의 연고지를 부산에서 수원으로 변경했다고 발표했다. 2003년부터 18년 동안 부산을 연고지로 활동하던 KT 농구단은 2021∼2022 시즌부터 경기도 수원에서 홈경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정희 부산여성소비자연합 대표는 “KT가 야반도주하듯 연고지 이전을 강행했다니 어이가 없다”면서 “연고제 정착 기한까지 아직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는데도, 그저 부산시의 미온적 태도만 탓하며, 달아 날 시간을 엿보다가 결국 지난 9일 한국프로농구연맹 이사회의 날림 결정을 통해 부산을 등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는 이어 한국프로농구연맹이 지역 연고제를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프로농구연맹의 KT 농구단의 연고지 이전 결정은 프로스포츠팀이 지역 주민과 소통하며 성장해 나간다는 제도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프로스포츠 영역의 극심한 수도권 집중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지역 연고제를 손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모든 프로구단 60여 개 중 절반이 수도권에 있는 실정“이라며 “이처럼 특정 지역 집중으로 국민이 함께 즐겨야 한다는 뜻을 퇴색케 한 이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농구단의 모기업인 KT에 대한 지탄도 이어졌다. 이들은 “영리만 생각하고 부산 시민의 신뢰를 저버린 모기업 KT의 결정에도 분노한다”며 “이처럼 믿음을 저버리는 바람에 그동안 부산에서 쌓아온 기업 이미지의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추궁했다.

이들은 KT가 이른 시일 안에 부산시와 재협상을 하지 않으면, KT의 모든 사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매 운동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부산시의 미온적인 대응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부산시도 제2의 도시에 걸맞지 않은 노후한 체육 시설과 늘 후순위로 밀리는 스포츠 행정으로 시민의 스포츠 향유권마저 지키지 못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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