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달라지는 거리 두기, ‘철통 방역’ 달라져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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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달 1일부터 다중시설의 영업 금지 최소화와 사적 모임 확대 등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한다고 20일 발표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 같은 거리 두기 개편안 실시 방침을 밝혔다. 부산에서는 21일부터 유흥 5종 시설의 영업 제한이 사라지면서 24시간 영업이 가능해졌다. 이번 조치는 전 국민의 백신 접종이 점차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일상생활에 숨통을 터 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억눌린 생활이 조금씩 풀리는 것 같아 반가운 마음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방역 분위기가 흔들려서는 안 될 것이다. 알다시피 코로나19는 여전히 우리의 허점을 노리고 있다.

내달부터 영업 제한 완화·8인 모임 가능
아직도 상황은 심각… 절대 방심은 금물

정부의 새로운 거리 두기는 기존 5단계를 4단계로 줄이고, 다중시설의 영업 금지를 최소화한 점이 핵심이다. 전국의 하루 확진자 500명 이하, 수도권 250명 이하일 때 적용되는 1단계에서는 다중시설 이용에 제한이 없어진다. 사적 모임일 경우 비수도권은 새 지침이 적용되는 내달 1일부터 인원 제한 없이 가능해진다. 부산에서는 새 지침에 따라 사적 모임의 인원 제한 외에 자영업 영업 규제도 모두 풀려 영업 활동에 관한 한 예전 일상을 회복할 수 있게 됐다. 수도권은 2주간의 간격을 두고 내달 15일부터 8인 모임을 할 수 있다. 고통을 감내하면서 정말 어렵게 여기까지 온 만큼 자영업자의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정부의 새 지침이 반갑기는 하지만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엄중하다. 김부겸 총리도 이날 일부의 우려를 감안한 듯 새 지침의 악용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전 국민의 면역 체계를 아직 확실히 이루지 못했다는 현실을 이해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러면서 ‘자율’과 ‘책임’을 강조했다. 김 총리의 언급처럼 백신 접종률은 30% 정도로 빠른 진전을 보이나,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 400~500명을 오르내리고 있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도 계속 보고되고 있어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결코 아니다. 거리 두기 완화가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론 또 걱정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여전한 코로나19 심각성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로 인해 개개인의 경각심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그동안 순간적인 방심과 부주의 때문에 거듭 고통과 회한의 시간을 보낸 적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곱씹어 봐야 한다. 또 같은 잘못을 되풀이한다면 이보다 더 어리석고 한심한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최근 광안리 수변공원이 폐쇄되자 이번엔 다대포 방파제가 대체지로 떠올라 밤마다 북새통이라고 하니 정말 걱정이다. 새 지침으로 돌아온 일상은 충분히 즐기되 ‘철통 방역’의 끈마저 놓아 버리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조금씩 되찾아 가는 일상이 정말 소중하다면 그 바탕은 개인 수칙 준수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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