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걱정’에 거리 두기 완화가 반갑지만은 않은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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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모(31·부산 동래구) 씨는 요즘 유난히 퇴근 시간이 기다려진다.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되면서 퇴근 이후 암벽 등반, 개인 PT나 자격증 공부를 하는 등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진다. 이런 상황에서 김 씨는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해 5인 이상 집합 제한을 해제한다는 소식에 한숨을 내쉰다. 회식이 많은 회사 분위기상 퇴근 이후 개인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들기 때문이다.

술자리 잦던 일상 복귀한다면
퇴근 후 개인시간 줄어들 수도
MZ세대 “회식문화 바뀌어야”

김 씨는 “감염병 사태 이후 회식이 거의 없어지면서 개인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어서 아주 좋았다”면서 “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로 일주일에 최소 2~3일가량 저녁 술자리가 이어지던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이런 심정이 들지만, 세대에 따라 강도가 다소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단체 활동보다는 개인 시간을 선호하는 MZ 세대(1980년대~2000년대 출생)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가 되레 고통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직장인들의 우려는 인터넷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직장인이 즐겨 찾는 한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벌써 백신 맞은 사람끼리 회식 가자고 난리다’, ‘회식 없는 게 제일 좋았는데 다시 회식하자고 하겠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예전처럼 ‘부어라 마셔라’는 식의 회식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기업에 근무 중인 8년 차 직장인 박 모(35) 씨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개인 시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생긴 만큼 회식이 스트레스가 되는 문화는 사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물론 다른 반응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부 이용자는 ‘회식이 너무 줄어 아쉽다’는 반응도 내놓고 있다. 한 네티즌은 ‘입사 후 1년 3개월 동안 코로나19로 회식을 한 번도 안 하니 사람들이랑 친해질 기회도 없고 거리감이 느껴진다“며 ”해도 문제지만 너무 안 해도 문제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성현 기자 kk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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