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노인성 골절 예방'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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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부산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정형외과 의사로 20년 이상 진료해 오면서 최근 느끼는 점은 노인성 골절 치료에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보다 80세가 넘은 골절 환자의 수술이 많이 증가했으며, 고령 환자의 경우 수술 동의를 위한 설명에 어려움이 따를 때가 있다. 또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해 수술 동의를 위한 보호자가 안 나타나기도 한다.

2017년 고령사회가 된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을 2026년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부산시는 2022년부터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의료 복지 차원에서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 빈도가 높은 노인성 골절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려면 먼저 노인성 골절의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단순한 넘어짐에 의해서 골절이 발생하고, 골다공증이 있는 노인의 경우에는 분쇄 골절의 빈도가 높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조절되지 않는 만성 질환이 동반돼 골절에 따른 수술 준비부터 시간이 오래 걸리며, 수술 시에도 뼈의 상태가 안 좋아 골절부 고정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또 골유합도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 재활 과정에서도 많은 시간과 세심한 주의가 따른다.

특히, 수술 결과가 안 좋은 경우에는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므로 노인성 골절도 다른 질환에서와 같이 예방이 최고의 치료다. 하지만 골절 예방을 노인 개인이 하기에는 벅찬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복지의 일환으로 부산시 의료 정책에서 이런 변화에 맞춰 준비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초고령 사회에서 노인성 골절 예방의 준비 과정으로 다음 네 가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첫 번째로는 낙상의 주요 원인인 어지럼증 발생 가능성과 골다공증에 대한 검사를 본인이 원할 때 가능할 수 있도록 의료정책이 변화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일상생활 속에서 객관적으로 안전 점검을 해 주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목욕탕 바닥, 문틀, 계단 등과 같은 주거 공간과 주로 다니는 생활 동선에서 사고 발생 위험이 없는지에 대해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를 해 주어야 한다.

세 번째로는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고, 치매와 관절염이 있는 노인의 경우 거동이 불편하므로 골절 발생 시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자동으로 응급구조 119와 24시간 연계되도록 해야 한다.

네 번째로는 자동차의 에어백과 같이 일상생활에서 단순 낙상에도 골절을 예방할 수 있는 개인 안전장비 개발이 절실히 필요하다 하겠다.

곧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는 부산에서 이러한 노인성 골절에 대해 미리 준비가 된다면 시민들이 안심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행복한 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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