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스타트업 플랫폼’ 부산상의, 지역경제 혁신 선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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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화 제24대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체제가 26일로 출범 100일을 맞는다. 50대의 젊은 회장으로 부산지역경제의 수장이 교체되면서 부산상의가 역동적으로 일하는 조직으로 변모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부산상의는 지금부터 더 본격적인 혁신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조직까지 젊게 정비한 상의는 내부적으로는 국내외 경제계의 화두인 ‘ESG 경영(환경·사회·지배구조를 고려한 지속가능경영)’ 도입을 선언했다. 상의는 친목 단체 아니냐는 삐딱한 선입관마저 깰 태세다. 아예 부산을 대표하는 싱크탱크가 되어 지역경제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각오다. 한때 잘나갔지만 혁신하지 못해 침체된 지역경제를 고려하면 시의적절한 진단과 처방이라고 하겠다.

부산, 기술 기반 창업 비율 전국 하위
블록체인·해양 등 지역 콘텐츠 키워야

부산의 청년들은 일자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떠나고 있다. 그렇게 부산은 매일매일 더 나이 들어 간다. 청년이 부산을 떠나지 않고 부산에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대기업이 없어 아쉬운 부산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자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가 높은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하지만 부산의 창업 인프라와 환경은 여전히 취약한 게 사실이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 동안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 창업 비율에서 부산은 7대 도시 중 6위를 기록했다. 전국 투자유치 상위 20개 스타트업에 부산은 단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장 회장은 부산상의가 ‘스타트업 플랫폼’이 되어 직접 청년 창업 허브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비어 있는 상의 3층을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구체적인 방안을 가지고 청년 창업에 도움을 주겠다는 접근 방식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상의 내에 스타트업 플랫폼 조성을 위한 TF를 구성하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니 더 많은 좋은 소식이 들려오기를 기대한다. 부산의 강점과 특성을 살린 해양 기술, 블록체인, 핀테크, 관광·마이스와 같은 콘텐츠를 적극 육성해야 한다.

22일 상의가 발표한 ‘부산지역 스타트업 현황 및 실태 분석’에 따르면 남구에 266개로 부산에서 가장 많은 스타트업이 집적되어 있다. 그다음이 부산시 산하 지원기관과 각종 비즈니스 인프라가 집적된 센텀시티에 171개 스타트업이 있다. 남구에는 부경대, 동명대, 경성대 등 대학의 창업보육 인프라가 밀집한 덕분이다. 상위 40개 기업 중 22개사가 해운대구에 위치한 점도 흥미롭다.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은 정주 여건이 좋아 인력을 구하기 유리한 해운대 지역을 선호하는 것이다. 신설된 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가 내놓은 “부산이 스타트업을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제2 센텀과 같은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 ‘스타트업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상의가 지역경제 혁신을 선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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