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부담에 보수 포기? 인재로 기우는 ‘붕괴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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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서프사이드의 12층 아파트 붕괴 참사 나흘째인 27일(현지시간) 구조대가 중장비를 동원해 생존자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날 시신 4구가 추가로 사고 현장에서 수습되면서 사망자는 9명으로 늘어났다. AFP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서프사이드의 12층 아파트 붕괴 사고의 원인을 놓고 지반 침하, 바닷물에 의한 부식, 설계 결함 등 여러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건물 1층 야외 수영장 아래 부분부터 붕괴가 시작됐을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3년 전 보고된 1층 수영장 손상
미국 현지 언론, 주요 원인 지목
사망자 4명 추가 9명으로 늘어

2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마이애미헤럴드에 따르면, 공학기술 전문가 6명을 인터뷰한 결과 알 수 없는 건물의 구조적 결함이 수영장 상판과 그 아랫부분 일부의 붕괴를 일으켰고, 이것이 결국 아파트 건물 붕괴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들은 현재까지 공개된 빌딩 설계도와 최근 건물 점검 기록, 잔해 사진, 목격자 증언, 영상물 등을 토대로 이 같은 견해를 내놨다. 수영장 상판 아래 구조 기둥 또는 콘크리트 슬래브가 먼저 수영장 밑 지하 주차장 쪽으로 무너져 내렸고, 이로 인해 아파트 전체 건물 중에서 수영장 상판과 연결된 아파트 중앙 부분 아래에 큰 구멍이 생겨 결국 함몰됐다는 것이다. 이어 전단벽에 의지해 수초간 버티던 아파트 북동쪽 부분도 자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팬케이크 붕괴가 일어났을 것이라는 견해다.

뉴욕타임스(NYT)도 전문가들의 견해를 토대로 유사한 추측을 실었다. 건물 붕괴를 전문적으로 다뤄온 컨설팅 엔지니어 도널드 더슨베리 역시 “건물의 하부 근처에서 붕괴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수영장과 지하 주차장 등의 심각한 손상을 지적하는 보고서는 3년 전에 이미 나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구조공학 기업인 모라비토 컨설턴츠는 2018년 서프사이드 당국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수영장을 둘러싼 상판 아래 방수제에 하자가 있어 그 밑 콘크리트 슬래브에 중대한 구조적 손상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 업체는 아파트 보수에 총 910만 달러(약 102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이 중 주차장과 현관, 수영장 수리에 드는 비용만 380만 달러가 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건물 붕괴 사고가 발생할 때까지 해당 보수는 이뤄지지 않았다.

붕괴 참사가 빚어진 지 나흘째를 맞은 이날 수색 작업이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사망자 수가 9명으로 늘어나는 등 시간이 흐르면서 인명 구조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당국자들은 여전히 생존자 구조 가능성에 희망을 품고 있다면서도 잔해 속에서 생존자 존재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나 소리는 없었다고 전했다. 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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