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계 열악한 환경 개선돼야 젊은 어업인 대거 유입”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천금석 대형선망수협 조합장

두 달간의 휴어기를 끝내고 28일 대형선망수협의 조업이 시작됐다. 대형선망수협은 우리나라 연근해어업을 대표하는 조합이자 부산공동어시장을 움직이는 5개 수협 중 가장 큰 규모의 조합이다. 대형선망의 주력 어종은 고등어인데 부산의 ‘시어’가 고등어인 것만 봐도 대형선망이 지역 수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알 수 있다.

조업을 재개하는 대형선망수협 천금석 조합장은 기대보다는 걱정이 크다. 천 조합장은 “과거와 비교해 자원량도 부족하고 배를 타려는 사람도 부족해 올해 역시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며 “앞으로 몇 년 동안의 움직임이 향후 수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49년째 수산업 종사, 두 번째 조합장
본선 허가톤수 199t으로 늘려야 경쟁력
수산업 발전 위해 현장 목소리 전할 것

천 조합장은 49년째 수산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이미 한 차례 조합장을 지낸 경력이 있다. 2019년 18년 만에 다시 조합장을 맡은 것이다. 급변하는 수산환경 변화라는 암초를 만나 표류하는 대형선망업계를 재건하려면 오랜 경륜과 강력한 추진력이 필요하다는 조합원들의 요구에 따라 ‘구원 투수’로 나섰다.

천 조합장은 타결되지 않고 있는 한·일 어업협정과 불법을 일삼는 중국 어선과의 관계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 조합장은 “지역마다 땅값도 천지 차이이듯 바다에도 황금어장이 있는데, 그동안 우리는 부동산으로 따지면 강남에서 어업을 하게 해주고 유동인구가 없는 어느 한적한 곳에 영업권을 받아왔다”며 “강대국들 사이에서 현장과 정책이 긴밀하게 소통하지 못한 탓”이라고 아쉬워했다.

젊은 층을 수산업계로 끌어들이기 위한 아이디어도 내놨다. 지금 대형선망에서 종사하는 어업인들은 대부분 60~70대이다. 천 조합장은 젊은 어업인이 늘어나지 않는 이유로 ‘열악한 환경’을 꼽았다. 천 조합장은 “대형선망 본선은 129t인데 거기에 30명가량이 생활한다고 생각하면 개인공간, 복지공간은 사실상 나오기 어렵다”며 “어업 자체도 힘든데 생활환경까지 나쁘니 청년들이 몰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천 조합장은 이 때문에 199t까지 본선 허가톤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선망의 선박연령은 30년 이상으로 노후해 수리비가 매년 증가하는데, 대형선망의 경쟁력을 위해서도 허가톤수의 증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천 조합장은 “현실적으로 신조가 어려운 상황에서 일본 중고선박을 구입해야 하는데 일본 중고선박은 2008년 어업구조개혁 프로젝트 사업으로 인해 대부분 199t으로 바뀌어 우리 규정에 맞는 선박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천 조합장은 여러 어려움이 많지만 수산업의 중요성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국민 먹거리로서 수산물이 가지는 위치는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천 조합장은 “우리나라는 수산 강국이기도 하고 수산물을 많이 먹는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하다”며 “국내 수산업 발전을 위해서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