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형공사장 절반, 장마철 안전 ‘불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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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장마철을 앞두고 시내 대형 공사장을 점검한 결과, 절반 가까운 곳의 안전 상태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침수 예방 시설이 구비되지 않았고, 안전 펜스마저 불량으로 설치되는 등 현장 안전 문제가 잇따르면서 시민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8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시와 16개 구·군은 지난달 14일부터 23일까지 시내 전역 대형 공사장(규모 5000㎡ 이상)을 대상으로 우수기 대비 건축공사장 안전점검을 진행했다. 이 결과 공사장 148곳 중 61곳에서 안전 문제가 지적됐다. 지적 항목만 총 114개에 달한다.

침수 예방 시설 없고 펜스 불량
148곳 중 61곳서 안전상 문제

유형별 지적 내용을 살펴보면 장마철 침수 사고 방지를 위한 ‘수방 대책 미흡’이 47건으로 가장 많았다. 공사 현장에서 터파기 등 작업을 진행할 경우 물이 고이게 돼, 이를 빼주는 펌프 역할의 양수기를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여러 공사 현장에서 양수기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수방 대책이 부실한 현장은 장마철 쏟아지는 비에 공사 현장 지반이 불안정해진다. 공사 자재 등 구조물이 흔들리거나, 주변 토사가 공사장 외부로 쏟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부산시는 수방 대책에 허점이 드러난 공사 현장을 상대로 즉각 시정 명령을 내렸다.

부산시의 이번 점검에서 미흡한 수방 대책 외에도, 추락 방지 시설과 안전 펜스 불량 등 안전 대책 부실 사례도 30건이나 나왔다. 안전 관리 부실은 ‘광주 붕괴 사고’ 이후 부산 시내에서도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며 시민의 불안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일 오후 부산 동래구 온천동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높이 20m, 길이 50m 가량의 공사장 가림막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공사 자재 추락을 방지하는 그물망을 꼼꼼히 설치하지 않았거나, 공사장 주변의 안전펜스가 부실하게 설치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부산시 건축정책과 관계자는 “허점이 드러난 현장에 대해 시정 명령을 내려 공사장 안전 문제가 서서히 해결되고 있다”며 “7~8월 우수기에 접어든 만큼 안전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지자체 단속 등을 통해 안전 관리에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곽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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