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대통령 암살범·배후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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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암살 용의자들이 잇따라 체포된 가운데 암살범으로 지목된 콜롬비아인들이 대통령 경호를 위해 미국 마이애미의 한 경비업체에 채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실제 암살자들과 그 배후 세력은 따로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지난 9일 현재 아이티 경찰에 체포된 용의자는 모두 19명으로, 아이티계 미국인 2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콜롬비아인이다. 여기에 교전 중 사망한 콜롬비아인 4명과 아직 추적 중인 용의자들을 포함해 총 28명이 암살에 가담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체포된 콜롬비아인들 대부분
대통령 경호업체가 채용한 용병
사건 후 현장에 도착한 정황도
야권 “현 용의자들 범인 아냐”
이익 침해 우려 기득권 배후설

암살범으로 지목돼 아이티 경찰에 체포된 콜롬비아인들은 대부분 콜롬비아군 출신 용병들로,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인근의 경비회사 ‘CTU’에 의해 채용됐다고 미 일간 마이애미헤럴드는 전했다.

콜롬비아 시사잡지 ‘세마나’ 역시 전직 콜롬비아 군인들이 모이즈 대통령을 경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채용돼 아이티로 갔다고 보도했다. 콜롬비아 신문 엘티엠포는 이들 콜롬비아인들이 대통령 암살 사건이 벌어진 지 1시간 반이나 지난 새벽 2시 30분께 현장에 도착한 모습이 대통령 사저 보안 마케라 영상에 포착됐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에 아이티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모이즈 대통령을 죽인 자들은 현재 당국에 구금된 콜롬비아인들이 아니라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전직 국회의원 알프레도 앙투완은 대통령 암살의 배후에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당할 것을 우려한 기득권 재벌들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실제로 모이즈 대통령은 생전에 아이티의 각종 정부계약을 독점적으로 누리던 파워 엘리트층을 해체하려고 시도해 기득권층과 갈등을 빚었다. 모이즈 대통령의 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 역시 10일 영부인 공식 트위터에 아이티 크레올어로 된 음성 메시지를 올리고 남편이 정치적 이유로 희생됐다고 밝히면서 이 같은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대통령 암살 사건 이후 아이티에서는 권력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모이즈 대통령 피살 이틀 전 새 총리로 지명됐지만 공식 취임 선서는 하지 못했던 의사 출신의 아리엘 앙리가 최고 권력자를 자임하고 나섰다. 아이티 상원은 조제프 랑베르 상원의장을 암살된 모이즈 대통령을 대신할 임시 대통령으로 선출하면서 클로드 조제프 임시 총리를 향해 앙리에게 권한을 이양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두 헌법의 공존으로 누가 정국을 수습할 총리를 맡을지 분명하지 않아 정국 혼란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아이티 정부는 항만, 공항, 유류저장고와 기타 핵심 인프라 시설에 대한 추가 테러 가능성을 이유로 미국과 유엔에 병력 파견을 요청했다. 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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