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찬 야드·해운동맹 이동… 부산항 신항 ‘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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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신항의 장치장 점유율이 90% 안팎을 넘나드는 가운데 글로벌 해운동맹의 터미널 변경이 시작돼 혼잡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항만 당국이 앞서 발표한 대체 장치장 공급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신항을 이용하는 항만·물류업계 관계자들의 고충은 계속되고 있다.

부산항 신항 터미널 운영사들에 따르면 지난 12일 해운동맹의 이용 터미널 변경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기존에 신항 1부두(운영사 PNIT)와 3부두(운영사 HJNC)를 이용하던 ‘2M’은 2부두 운영사(PNC)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날부터 2부두를 이용한다. 2부두와 4부두(운영사 HPNT)를 이용하던 ‘디얼라이언스’는 1·3·4부두를 이용한다.

적컨 높은 장치율에 화물 하역 애로
선사들 이용 터미널 변경도 본격 시작
환적화물 반입 5일에서 7일로 늘려
중국 항만 적체 선박 입항 땐 더 혼란
대체 장치장 공급 등 대책 미흡 지적

이날 신항 터미널의 적컨(화물이 적재된 컨테이너) 장치율은 1·3부두가 95% 수준까지 치솟는 등 여전히 화물을 싣고 내리는 데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신항의 한 터미널 운영사 관계자는 “선사들이 이용하는 터미널에 변동이 발생하면서 혼란을 줄이고자 환적화물 터미널 반입 시기를 기존 5일에서 7일로 늘리기로 합의했다”며 “가뜩이나 혼잡한 장치장 상황이 더 악화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터미널 운영사들은 이용 선사 변경으로 인한 새 시스템 적응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혼란이 예상됐던 첫날의 경우 최근 기상 악화 등으로 인한 중국 항만의 적체 탓에 부산항에 기항하는 선박의 입항 일정이 지연되면서 큰 혼잡은 빚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선박 입항이 본격화 되면 현재의 장치장 상황으로 대처가 가능할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터미널 운영사들은 항만 당국이 장·단기 대책 마련에 소극적이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다른 운영사 관계자는 “야드(장치장)는 야드대로 혼잡하고, 선박 스케줄은 입항 지연 등으로 꼬여있는 데다가 일부 서비스는 아직 정확한 기항 터미널도 정해지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며 “상황이 이런데 대체 장치장 제공은 제대로 되지도 않고, 웅동 부산항만공사(BPA) 야구장 인근 나대지에 특정 선사의 컨테이너 수리업체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답답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는 신항 다목적부두와 안골, 웅동 등 여유 부지에 대체 장치장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현재 유휴 상태인 신항 서컨 배후단지를 수출화물 임시 보관장소로 내년 하반기까지 한시적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부산항만공사 신항지사 측은 “현재 다목적부두와 안골, 웅동은 이용할 만한 여유 공간이 없는 상태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컨 배후단지의 경우 지난 9일 임시 장치장 전대사업자 입찰 공고를 하는 등 수출화물 장치장 마련에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기주 부산항만공사 신항지사장은 “현재 BPA 야구장 인근 나대지에 컨테이너 수리업체를 위한 공간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또 일부 요구대로 나대지를 장치장으로 만들려면 10억~20억 이상의 비용이 들고, 공사에도 시간이 걸려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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