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국난 시대, 대선 주자도 방역 선의 경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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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0대 대선에서 야권의 유력한 잠룡으로 꼽히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지난달 28일 감사원장직을 사퇴한 지 17일 만이다. 장외 주자였던 최 전 원장은 이로써 대권 무대에 공식 이름을 올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남았지만, 최 전 원장의 합류로 야권 대권 레이스도 사실상 출발 총성이 울린 셈이다. 여야 주자들의 대권 레이스 합류로 정치판 열기는 갈수록 달아오르고 있지만, 후보들이 맞닥뜨려야 하는 나라 현실은 너무나 힘들고 엄중하다. 코로나19의 장기 지속으로 국민은 지금 지칠 대로 지쳐 있다. 후보들이 가장 먼저 부딪쳐야 하는 문제 역시 코로나19 극복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재형 전 원장 전격 입당, 대권 열기 가열
코로나 극복 방향 제시가 최우선 시험대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 평당원으로 입당하면서 “청년들이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좋은 정치’를 다짐했다. 정치 초년생 대권 주자로서 특별할 것 없는 무난한 발언이다. 이날 최 전 원장에 가려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같은 당 김태호 의원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당내 현역 의원 중 4번째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10여 명으로 예상되는 후보들을 가릴 경선준비위원회 구성을 마쳤다. 본격적인 당내 경선 체제 가동에 따라 이제는 후보들이 제시할 코로나 극복 어젠다에 국민 관심이 쏠린다. 특히 지금은 코로나19 국난 시대인 만큼 대선 주자라면 이를 피해 갈 수는 없다.

대선판 열기와 달리 코로나19 4차 대유행은 진정될 기미가 없다. 확진자가 연일 1500~1600명 안팎인 데다, 당분간 이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하루 2000명이 넘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거리 두기 조치도 따라 강화되면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은 더는 버틸 여력이 없다며 오락가락하는 정부 방침에 불만이 많다. 이런 와중에 50세 이상 백신 접종마저 백신 수급 불안정으로 인한 예약 혼란과 일정 지연으로 국민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당연히 방역을 직접 책임진 정부 몫이다. 그러나 비상 상황에선 대선 주자들도 국민을 안심시키고 위로해야 할 의무감을 함께 느껴야 한다.

내년 대선은 ‘코로나19 선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4·15 총선이 극명하게 보여 준 바다. 이전 대선과 비교해도 나라 상황이 판이하다. 나라의 모든 역량을 코로나19 극복에 쏟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언제 이 터널을 벗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대통령을 꿈꾸는 대선 후보들은 더 코로나19 극복에 힘을 보태야 한다. 정략에 따른 입장보다 무엇이 국민 방역에 도움이 될지 숙고하고, 대안은 즉각 정부에 건의해 시행하도록 하는 것이 후보다운 자세다. 정부의 잘못된 방향에 대한 비판은 언제나 마땅하다. 그러나 대선 주자로서 국난 극복의 명확한 비전도 내놔야 한다. 그게 가장 확실하게 국민 선택을 받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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