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530㎞ 자전거 대장정 신임 주부산 미국영사 이색 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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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주부산 미국영사로 부임한 데이비드 제 영사가 지난 16일 오후 자전거로 부산시청광장에 도착하고 있다. 데이비드 제 영사는 지난 11일 서울을 출발해 총 6일간 530km의 자전거 종주로 부산에 왔다. 정대현 기자 jhyun@

지난 16일 오후 3시 부산시청 앞 광장.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 새로 부임한 데이비드 제(44) 주부산 미국영사가 자전거에서 내렸다.

굵은 땀방울을 훔치는 그에게 부산시청 신현기 외교통상과장이 꽃다발을 전달하며 반갑게 맞았다. 제 영사는 주한미국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6일간 530km를 달려 부산에 도착했다.

데이비드 제 영사, 6일간 ‘페달’
“영남의 진짜 모습 보고 싶었다”

이색적인 ‘자전거 부임식’을 한 제 영사는 “부산에 영사로 부임하면서 KTX를 타면 보이지 않는 영남의 참모습을 천천히 보고 배우고 싶었다”면서 “덥긴 했지만 정말 아름다운 영남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달리면서 타이어 펑크가 세 번 날 정도로 힘들었지만 일행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부산에 도착할 수 있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주한미국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제 영사는 지난 12일 자로 주부산 미국영사관에 전보됐다. 그는 종주팀을 꾸려 지난 11일 자전거를 타고 서울을 출발했다.

바하마, 파키스탄, 마다가스카르 미국대사관에서 국무부 외교관으로 근무한 제 영사는 최근까지 주한미국대사관에서 통상경제정책 팀장과 국제정치 팀장을 역임했다. 아프가니스탄 바미얀 지방재건팀에서 민간인 책임자로 일한 경력도 있다.

플로리다 주립대와 조지워싱턴대학교,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에서 학위를 받은 제 영사는 한국어와 러시아어, 프랑스어에 능통하다. 재미 교포로 자전거와 테니스 애호가이자, 미식가 수련도 하는 제 영사는 동료 외교관과 결혼해 세 자녀를 두고 있다.

이날 오전 제 영사 일행이 부산에 접어들었을 때 국민의힘 김미애 국회의원(해운대구 을)이 자전거를 타고 합류해 부산시청까지 동행했다. 김 의원은 “입양가족 모임을 통해 제 영사가 돌봄이 필요한 18개월 아기를 입양해 사랑으로 키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그런 제 영사가 자전거를 타고 부산에 부임한다는 소식을 듣고 마지막 순간에 힘을 실어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세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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