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너진 부산 방역망, 역대급 확진자 발생 ‘비상’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결국 부산 방역망을 무너뜨리고 있다. 20일 부산시는 전날 부산의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대인 97명이라고 밝혔다. 이전 최대였던 지난해 12월 12일의 82명보다 무려 15명이나 많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신규 확진자 중 3분의 1가량이 감염 경로 등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앞으로 계속 연쇄 감염을 부를 수 있는 징조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방역망이 붕괴 위기에 처하자 부산시도 급히 21일 0시부터 거리 두기를 3단계로 올리고, 박형준 시장 명의의 대시민 호소문도 발표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부산이 맞은 최대 위기다. 시는 물론 시민도 어느 때보다 비장한 각오가 필요한 시점이다.

부산 하루 100명 육박, 새로운 국면 진입
거리 두기 3단계 강화, 시·시민 힘 합쳐야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명에 육박했다는 것은 부산의 코로나19 국면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 준다. 시는 현 추세를 볼 때 20일 신규 확진자 역시 100명에 육박하거나 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새로운 확진자로 인한 연쇄 감염이 추세적 상승세를 추동하기 때문이다. 이는 부산의 방역과 의료 시스템 붕괴라는 최악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막중한 문제다. 박 시장이 “이 추세가 일주일만 이어지면 우리의 방역망과 의료 대응 체계는 한계에 다다른다”라고 언급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경고로 보인다. 시장이 4단계 조치까지 내비친 만큼 지금은 정말 위기 중의 위기 국면이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더욱 강도 높은 일상생활 통제를 감내할 수밖에 없게 됐다. 21일부터 거리 두기 3단계 조치로 50인 이상의 행사나 집회는 금지된다. 종교 시설 역시 예외 없이 좌석 수의 20%만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일상 현장에는 곳곳에 빈틈이 여전하다. 특히 23일부터 3일간 벡스코에서는 나훈아 콘서트가 강행된다고 한다. 매회 4000석 규모의 대형 행사로, 여간 걱정이 아니다. 주최 측은 빈틈없는 방역을 강조하지만, 시민은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다. 이 와중에 최근 영도구청장, 구의원 등 18명은 경남 하동군에 견학까지 다녀왔다니 할 말을 잃게 한다. 지금은 개미구멍 하나로 언제라도 둑이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방역망 붕괴로 부산 의료 시스템이 무너지는 최악의 사태만은 피해야 한다. 방역 당국의 총력 태세야 말할 것도 없지만, 시민들도 자발적인 일상생활 자제를 통해 적극적인 ‘방역 행동가’로 나서야 한다. 지금까지 수많은 시민이 매우 괴롭고 힘든 시기를 겪어 왔음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최대 위기 앞에선 안타깝게도 이것 외에 달리 뾰족한 방법도 없다. 현재 확산세는 이전처럼 특정 업종·시설의 제한으로 해결될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너나 할 것 없이 고통스러운 시기다. 부산시는 시민의 마음을 위로하고, 시민은 스스로 국난을 극복한다는 자세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힘을 모아야 할 때가 지금이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