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57) 대장이 하산 도중 실종됐다. 주파키스탄 한국대사관은 즉시 현지 당국에 협조 요청을 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지만 현지 악천후로 수색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애인 최초 완등, 하산 중 사고
대사관, 현지 당국에 협조 요청
파키스탄 악천후로 수색 난항

20일 주파키스탄 대사관 등에 따르면 대사관은 김 대장이 실종됐다는 연락을 받은 뒤 전 직원을 구조 지원 관련 업무에 투입한 상태다. 대사관 측은 “파키스탄군 소속 헬기도 수색에 동원될 예정이지만, 김 대장이 고산에서 실종된 데다 현지 날씨가 좋지 않아 구조 헬기가 뜨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김 대장은 지난 18일 오후 4시 58분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북동부 카라코람산맥 제3 고봉인 브로드피크(8047m)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0시께 김 대장은 이곳에서 하산하던 중 해발 7900m 부근에서 크레바스에 빠져 조난을 당했다. 김 대장은 이곳에서 위성 전화로 구조 요청을 보냈고 다음 날 오전 11시께 러시아 구조팀에 발견됐다. 하지만 김 대장은 구조팀이 던진 주마(등강기)를 타고 올라오는 과정에서 줄이 끊어지면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김 대장의 구조 축하 소식을 SNS에 게재했다가 삭제해 논란이 일었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부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국민에게 공개되는 메시지를 낸 것 아니냐는 논란이 벌어졌다. 이에 문 대통령은 20일 오전 SNS에 “어제 저녁 김 대장의 완등 축하 메시지를 올렸었는데, 하산 길에 실종돼 현재 김 대장의 위치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며 “하산 중에 연락이 두절됐다는 소식에 가슴을 졸이다 구조됐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기쁜 나머지 글을 올렸는데 다시 사고가 발생한 것 같다”고 남겼다.

이상배·박석호 기자 sangb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