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핵심’ 아웃… 부울경 선거 구도 ‘지각 변동’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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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발(發) 지각변동.’

차기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의 ‘빅뱅’이 시작됐다. 내년 부울경 대선과 지방선거의 최대 ‘키맨’이었던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1일 대법원 확정 판결로 PK 정치권에서 사실상 제외되면서 양대 선거 구도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민주당 대선 최대 ‘키맨’ 사라져
여당 PK 의원 6명 영향력 미미
김 지사 대체할 인물 찾기 난망
여, 선거 전략 상당한 차질 예상
국민의힘 ‘정권 교체’ 기대 상승
지방선거서도 유리한 상황 전개


더욱이 PK 친문(친문재인)의 최고 핵심인 김 지사의 거취 변동은 문재인 대통령의 향후 부울경 위상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40명의 PK 국회의원과 3명의 광역단체장을 포함해 부울경 전체에서 김 지사만큼 강력한 파워를 가진 정치인은 없었다는 게 중론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들이 일제히 “김경수 앞으로”를 외친 것이나 범보수 진영의 모든 대선 후보가 이날 김 지사 판결에 유달리 관심을 가졌던 것도 그의 영향력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현 정부들어 “김 지사가 못하면 안 되는 것”이란 말이 나돌 정도로 ‘김경수 파워’는 강했다.

그랬던 김 지사가 부울경 정치판에서 ‘아웃’되면서 내년 PK 대선과 지방선거 구도 급변이 불가피하다. 우선 민주당 내에서 PK 정치권의 급격한 위상 하락이 예상된다. 현재 민주당 소속 PK 현역 의원이 6명이나 되지만 김 지사에 비해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다. 최근 김 지사 장인상에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대거 몰려들었던 게 대표적인 예이다. 일부 주자들은 “PK 현역은 모두 놓쳐도 김 지사만 잡으면 된다”고 말할 정도였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범보수 진영은 ‘김경수’라는 존재를 상당히 부담스럽게 생각해왔다. 그가 ‘친문 핵심’이란 파워를 이용해 국비 확보는 물론 부울경 메가시티, 가덕신공항 등 굵직한 사업에 상당한 성과를 거둬 부울경 전체에 호감도가 높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이미지도 좋은 편이다.

반면에 국민의힘에선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울경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임기를 시작한 지 겨우 100여 일밖에 안 된다. 따라서 김 지사가 빠지면 민주당의 PK 대선전략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게 된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정권교체’ 가능성을 더 높게 기대해볼 수 있는 셈이다.

PK 정치권의 유력인사는 “김 지사가 있고, 없고는 상상 이상의 차이가 난다”며 “앞으로 PK 정치권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내년 부울경 지방선거도 대선과 비슷한 상황이다. 당장 민주당에선 김 지사를 대체할 만한 사람을 찾기 힘들다. 민홍철·김정호 국회의원과 허성무 창원시장, 한경호 경남지사 권한대행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김 지사만큼의 경쟁력을 갖췄는지는 검증되지 않았다. 결국 김 지사가 빠지면서 민주당의 부울경 전체 지방선거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고, ‘어게인 2018’ 실현 가능성도 낮아진다는 평가다. 지난 7회 지방선거 때 민주당 PK 후보들은 ‘문풍(문재인 바람)’에 힘입어 부울경 지방선거 사상 최대 승리를 거뒀고, 그 선두에 김 지사가 있었다.

이와 달리 국민의힘은 매우 유리한 고지에 놓이게 됐다. 문 대통령의 영향력이 지난 지방선거처럼 높지 않은 상황에서 ‘제2의 문재인’으로 통했던 김 지사마저 몸이 묶여 버렸기 때문이다. 그 대신 국민의힘에선 박형준 부산시장과 차기 주자인 김태호 의원의 몸값이 올라가면서 PK 정치권 위상도 상승하게 됐다. 그렇지만 현재로선 여야의 최종 승패를 예측하긴 힘들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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