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허난성에 617mm 물폭탄… ‘아이폰13’ 출시 차질 빚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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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기록적인 폭우가 강타한 중국 중부 허난성 정저우 시내 도로에 홍수에 휩쓸린 차량들이 어지럽게 뒤엉켜 있다. 정저우에는 지난 20일 하루 동안 중국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많은 457.5mm의 비가 쏟아져 25명이 숨지고 7명이 실종됐다. AFP연합뉴스

중국 중부 허난성에 발생한 최악의 대홍수로 지금까지 33명이 숨지고, 2000억 원이 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이 지역에 위치한 애플 최대 규모의 아이폰 생산공장인 폭스콘 시설도 일부 침수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나 애플의 신형 아이폰 생산에도 불똥이 튈 것으로 전망된다.

사흘 만에 1년 치 강수량 퍼부어
지하철 승객 12명 등 33명 숨져
직접 재산 피해만 2000억 원대
아이폰 물량 절반 생산 ‘폭스콘’ 등
다국적 기업 사업장도 직간접 피해
WSJ “애플 최신폰 차질 가능성도”

중국신문망은 허난성에 며칠째 내린 폭우로 지금까지 33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8명이 실종됐다고 22일 보도했다. 허난성에서는 지난 16일 이후 강한 호우 때문에 103개 현과 877개 향에서 300만 4000명이 수재 피해를 입었고, 37만 6000명이 긴급 대피했다. 농경지 침수 등 직접적인 재산 피해 규모는 12억 2000만 위안(2168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기와 통신이 끊기고, 교통이 마비되면서 도시가 곳곳에서 고립됐다.

허난성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성도 정저우에서만 폭우로 지하철 안에 갇혔던 승객 12명을 포함해 25명이 숨지고 7명이 실종됐다.

정저우에서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이 지역 연간 평균 강수량(640㎜)에 육박하는 617.7㎜의 ‘물폭탄’이 떨어졌다. 불과 사흘 만에 1년 치 비를 퍼부은 셈이다. 정저우에서는 지난 20일 시간당 최대 201.9㎜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1951년 기상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상학자들 사이에서는 “1000년 만에 한번 볼 법한 이상 폭우”라는 말도 나온다.

정저우는 많은 지역에서 전기와 통신이 끊어졌다. 이동통신망을 복구하기 위해 상공에 드론을 띄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피해 상황이 심각해지자 시진핑 국가주석이 긴급 대응 지시를 내렸고, 중부전구 군인들이 피해 복구를 위해 홍수 피해 지역으로 급파됐다.

한편 이번 홍수로 폭스콘, 닛산, 이케아, 페덱스 등 많은 다국적 기업도 큰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정저우에서 전 세계 애플 아이폰 물량의 절반가량을 생산하고 있는 폭스콘은 제조 현장에 물이 스며들고 일시 정전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폭스콘 측은 ”지금까지 공장 시설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었다“며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홍수로 정저우를 연결하는 철도와 도로, 항공 등 교통이 마비되면서 물류 문제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사태로 올해 가을 출시를 목표로 7월부터 조립에 들어간 애플의 신모델(아이폰13) 출시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폭스콘은 애플의 가장 큰 위탁 생산업체로 특히 3개 공장에 16만 명의 근로자가 근무하는 정저우 생산시설은 현재 가장 많은 아이폰을 생산하고 있다. 폭스콘의 선전 공장 등에서도 아이폰을 생산하고 있지만, 북상 중인 태풍 등의 영향으로 이곳 또한 정상 가동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허난성은 중국 내 제조 허브로 많은 다국적 기업들의 중국 내 사업장이 위치해 있다. 허난성은 지난해 총 200억 6000만 달러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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