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아웃에… 속도 내는 경남지사 ‘선거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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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내년 6월 실시 예정인 부산·울산·경남(PK) 광역단체장 선거 열기가 조기에 점화되고 있다. 재선이 유력했던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1일 대법원 판결로 도지사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중도 낙마하면서 생긴 ‘기현상’이다. 경남이 요동치자 부산과 울산도 덩달아 술렁이기 시작했다.

경남엔 민주보다 국민의힘 주자 더 적극적
윤영석·박완수·윤한홍·이주영 득표 시동
민주, 한경호·민홍철·김정호 등 출마설
울산도 국민의힘 박맹우 등 후보군 거론
경남지사 10월 보선 가능성은 낮아

특히 서울 여의도 정가에서 내년 지방선거 보다 3개 월 전에 실시되는 20대 대선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부울경 시·도지사 선거에 여야의 거물급 인사를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현재 PK 정치권의 1차 관심은 오는 10월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실시 여부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엔 ‘3월에서 8월까지 지방자치단체장 재·보궐선거 실시 사유가 발생할 경우 당해 10월 재·보선을 실시한다’(제35조)고 명시하면서도 ‘그 선거일부터 임기만료일까지 1년 미만일 경우 실시하지 아니할 수 있다’(제201조)는 특례규정을 두고 있어서다. 그러면서 경남도선관위가 오는 30일까지 보선 실시여부를 결정토록 하고 있다.

김 전 지사 낙마와 관련해선 행정공백 최소화도 중요하지만 3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선거비용 때문에 오는 10월 경남지사 보선이 실시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여야 경남 정치권은 이미 도지사 선거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김경수 아웃’ 가능성이 예고된 데다 유력 정치인들이 경쟁적으로 득표활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지사가 속한 더불어민주당보다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더 적극적이다. 윤영석(3선) 국회의원은 “경남도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선언한 뒤 경남 전역을 샅샅이 훑고 있고, 박완수(재선) 국회의원도 “반드시 내년 경남지사 선거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한다. 윤한홍(초선) 국회의원과 이주영·김재경 전 국회의원도 오래전부터 득표활동을 벌이고 있다. 3선인 박대출·조해진 국회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민주당에선 경남도지사 직무대행을 지낸 한경호 전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이사장이 가장 의욕을 보이고 있고, 민홍철(3선) 김정호(재선) 국회의원도 본인들의 의도와 무관하게 출마설이 나돈다. 일각에선 합리적 성향의 강석주 통영시장을 추천하기도 한다. 그는 경남도의원을 세 번 지냈다.

울산도 국민의힘 정치인들 사이에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3선 울산시장 출신의 박맹우 전 국회의원과 국회부의장을 지낸 정갑윤 전 의원, 남구청장을 두 번 역임한 김두겸 씨가 사생결단식으로 움직이고 있다. 현역인 이채익(3선) 박성민·서범수(초선) 국회의원의 출마설도 끊이지 않는다.

문제는 PK 시·도지사 선거에 유력인사 투입설이 부상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선 주자인 김두관(민주당) 김태호(국민의힘) 국회의원과 국민의힘 2인자인 김기현 원내대표가 그들이다. 경남지사를 지낸 두 김 의원은 경남지사, 김 원내대표는 울산시장 선거에 각각 차출설이 거론된다. 당사자들이 워낙 강하게 거부해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낮지만 당내 경선과 내년 정치상황에 따라 상당히 유동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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