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축구 B조 예선

22일 일본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1차전 대한민국 대 뉴질랜드 경기에서 0-1로 패한 한국 선수들이 고개를 숙이며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2020 도쿄올림픽 첫 경기에서 전력상 열세로 평가받던 뉴질랜드에 충격패를 당했다.

남자 축구대표팀은 22일 오후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의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질랜드와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크리스 우드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0-1로 졌다. 한국 선수단 전체 분위기를 좌우할 수도 있는 대회 첫 공식경기를 패배로 시작하고 말았다.

뉴질랜드에 후반 결승골 내줘
점유율 앞섰지만 골 결정력 부족
수비 조직력 불안 ‘8강행 빨간불’
25일 강호 루마니아와 맞대결

올림픽 3전 전승으로 상대 전적에서 뉴질랜드에 앞서던 한국은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고도 골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일본으로 오기 전 아르헨티나, 프랑스와 평가전에서 2골씩을 내줬던 수비도 여전한 숙제로 남았다.

1차전부터 패배를 당한 한국은 25일 루마니아, 28일 온두라스와 차례로 8강행 티켓을 놓고 겨룬다.

유럽파를 대거 기용한 뉴질랜드를 맞아 김학범 감독은 황의조(보르도)를 최전방에 세운 4-2-3-1 전형으로 나섰다. 2선에서는 권창훈(수원), 이강인(발렌시아), 엄원상(광주)이 호흡을 맞췄고, 원두재(울산)와 김동현(강원)이 중원에 배치됐다. 포백은 강윤성(제주), 정태욱(대구), 이상민(이랜드), 이유현(전북)으로 구성했다. 골문은 송범근(전북) 골키퍼가 지켰다.

2012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이자 역대 3번째로 올림픽 남자 축구에 도전하는 뉴질랜드는 수비수만 5명을 둔 5-3-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와 수비에 중점을 뒀다. ‘경계대상 1호’로 꼽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번리의 공격수 크리스 우드도 선발로 출전했다.

한국은 경기 시작부터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며 공격을 이어갔지만 경기 내내 득점을 터트리지 못했다. 전반 22분 강윤성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권창훈이 골문 바로 앞에서 받았지만 헛발질을 하고 말았다. 전반 41분에는 엄원상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황의조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2분 뒤에는 강윤성의 낮고 빠른 크로스에 권창훈이 발을 갖다 댔지만 골문 밖으로 벗어났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한국은 후반 13분 이강인, 권창훈, 엄원상을 빼고 송민규(포항), 이동경, 이동준(울산)을 투입했다. 이동경은 후반 22분 페널티아크에서 왼발 중거리슛을 시도했지만 골라인 앞에 버티고 있던 수비에 막혔다.

오히려 선제골은 뉴질랜드에서 나왔다. 후반 25분 벨의 중거리슛이 정태욱에 맞고 굴절돼 골문 앞에 있던 크리스 우드에게 향했고, 우드가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당초 심판은 오프사이드를 선언했지만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골로 인정됐다.

리드를 허용한 한국은 공세의 고삐를 당겼지만 결국 동점골을 뽑아내지 못했다. 후반 37분 송민규가 이동경의 크로스를 놓치는 등 번번이 공격 기회가 무산됐고, 추가시간 5분에도 수비를 뚫지 못하며 첫 패배를 당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