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델타시티 스마트 헬스케어 클러스터 진출이 첫 번째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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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승 고신대복음병원장

“오늘은 병원장으로 선임된 지 89일째, 공식 취임 76일째 되는 날입니다.”

고신대복음병원 오경승 병원장은 기자와 처음 만난 지난 21일 대뜸 이 말부터 꺼냈다. 병원장 임기는 3년, 이제 취임한 지 두 달을 넘긴 신임 병원장에겐 임기가 중요하지 않은 듯 보였다. 오 원장은 “매일매일 날짜를 세며, 어제 한 일을 되새기고 새로 할 일을 점검한다”며 “늘 임기 마지막 날이란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신대 의대 1기 출신, 취임 석 달째
올해 개원 70주년, 의대 개교 40주년
상급종합병원 재도전 위상 되찾을 것

올해 5월 제10대 고신대복음병원장으로 취임한 오 원장은 고신대 의과대학 1기 출신이다. 올해는 고신대병원 개원 70주년이자 의대 개교 40주년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 있는 해에 모교의 병원장으로 선임된 데 대한 책임감과 부담감이 느껴졌다.

오 원장은 그의 첫 번째 목표로 에코델타시티 스마트 헬스케어 클러스터 진출을 꼽았다. “고신대병원은 2019년 부경대, 울산과학기술원, 포항공과대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서부산권 헬스클러스터 진출에 도전장을 던졌다. 미국 UCLA, 스위스 바젤대학 같은 세계 유수의 의과대학, 대기업과도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공모에 대비해 충분히 준비해 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의 말대로 고신대병원은 스마트병원과 정밀의료를 실현하기 위하 다양한 유헬스케어 연구를 비롯해 기업체와의 협력과 실증사업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다.

암 치료 전문병원으로서 역할 강화에 대한 의지도 명확했다. 오 원장은 “우리 병원은 재원환자의 60% 이상이 암 환자일 정도로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빠르고 정확한 진단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영상의학과 진단시설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했고, CT와 혈관촬영 장비 등도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며 “이를 통해 환자의 대기시간을 최소화하면서 지역 환자의 역외 유출도 줄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고신대병원은 지역에서 최초로 암센터를 개소한 바 있다.

오 원장은 상급종합병원 재지정도 반드시 달성할 목표라고 밝혔다. 고신대병원은 지난해 말 전공의 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상급종합병원 탈락이라는 ‘충격’적 소식을 접했다. “지역 학생들이 졸업하면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것이 지방 사립대 병원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다양한 인센티브나 인프라 조성 방법을 강구해 전공의들이 지역에서 계속 수련할 수 있도록 해 상급종합병원의 위상을 되찾겠다”고 오 원장은 각오를 다졌다.

어린 시절 호주 의료선교사들이 세운 부산진교회를 다니며 그들의 의료봉사를 접했고, 대학 시절엔 ‘한국의 슈바이처’라는 고 성산 장기려 박사의 아낌없이 베푸는 의료 활동을 목격하며 같은 꿈을 꾸게 됐다는 오 원장. 이런 경험은 그가 대학시절 농어촌, 유학 시절 중남미, 교수 때는 동남아와 남아공 등지에서 의료봉사의 길을 걷게 한 삶의 지표가 됐다.

오 원장은 “장기려 박사님은 우리 병원의 설립이념, 정체성과 맞닿아 있다. 그 발자취를 기리고자 올해는 부산시·서구청과 함께 ‘참사랑 나눔 로드’ 지정 사업을 진행 중이다”며 “그분의 사랑과 나눔을 기억하고 본받을 여러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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