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신항 골재 공급 욕망산 절취… 문제는 지하수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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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신항에 있는 욕망산을 깎아 북컨 2단계 항만배후단지로 조성하는 공사를 앞두고 지하수에 대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욕망산을 절취해 진해신항(부산항 제2신항) 건설에 필요한 골재로 사용할 예정이기 때문에 지하수로 인해 공기가 연장될 경우 자칫 신항 개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항만공사는 북컨 2단계 항만배후단지 부지 안에 있는 욕망산을 깎아 항만배후단지로 조성하고, 토석을 채취해 진해신항 공사 재료로 공급하는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설계와 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으로 발주하며, 오는 9월 기본설계 심의와 실시설계 적격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

산 깎아 북컨 2단계 배후단지 조성
신항 내 최대 공사 6300억 턴키 발주
도로 공사 땐 다량의 물로 공기 지연
“발파 지역 지하수위 제거 방법 따라
하도급 업체 시간·비용 떠안을 우려”

이 사업은 전체 공사비가 6300억 원에 달해 신항 내 단일 공사로는 최대 예산 규모다. 공사 기간은 내년부터 2034년까지로 예정돼 있다.

욕망산은 앞서 신항 컨테이너터미널과 도로 조성 등을 위해 이미 일부가 절취된 상태다. 현재 높이는 150m로, 2860만㎥ 규모의 바위가 남아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항 주간선도로 욕망산 구간의 노반 조성공사 때 암반에서 물이 다량 발견돼 발파 방식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고, 이 때문에 공사 기간이 2년 가까이 늘었다”며 “남은 구간을 발파해 항만배후단지로 조성하는 이번 공사에서도 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폭약 사용에도 제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2015년 국감에서도 신항 주간선도로 욕망산 구간의 노반 조성공사는 설계 변경으로 인해 공사비가 116억 5400만 원이나 늘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새정치연합 박민수 의원이 부산항만공사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욕망산 공사는 발파 패턴 변경 등에 따라 전체 공사비가 100억 이상 증가하고 3년 5개월이던 공사 기간도 2년 가까이 연장됐다.

업계에 따르면 물이 없는 곳에서는 가루폭약(초유폭약)을 사용해 대규모 발파를 진행할 수 있지만, 물이 있는 곳에서는 이 폭약이 급속히 용해돼 발파가 불가능하다. 앞선 신항 주간선도로 욕망산 구간의 노반 조성공사 때도 초유폭약 대신 에멀젼폭약을 사용하도록 설계를 변경하면서 예산과 공사 기간이 크게 늘어났다.

이 때문에 발파 시공과정에서 지하수위가 발생할 때 물을 제거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입찰을 준비 중인 일부 기업이 양수기로 물을 퍼내면서 작업을 하겠다고 하는데, 대규모 발파 지역에서 동력기계를 사용하는 것은 안전작업 지침에 맞지 않다”며 “면밀한 대책 없이 공사에 들어가면 결국 하도급 업체들이 시간, 비용의 문제와 위험을 떠안게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부산항만공사 측은 “아직 설계 심의가 진행되지 않아 입찰을 준비하는 업체들이 어떤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할지 알 수 없다”며 “앞선 공사는 기타공사로 설계 변경이 가능했지만, 이번 공사는 기간과 금액이 정해져 있는 턴키 방식으로 선정된 업체가 공기와 공사비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공사비가 증액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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