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센텀 샤넬 매장 집단감염… 市 ‘상호 미공개’ 논란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이 휴일인 1일 오후 평소 주말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센텀시티 샤넬 매장에서 직원과 지인 등 12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백화점이 열리자마자 물건을 사기 위해 매장으로 달려가는 ‘오픈런’이 벌어지고, 검사가 필요한 매장 방문객만 1600명에 이르는 등 추가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부산시는 방역 지침에 따라 “명부가 확보된 상태라 상호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세워 일부 시민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직원 첫 확진 후 직원 6명·지인 5명 감염
방문 고객 1600명 달해 추가 감염 우려
부산시 “명부 확보돼 있어 공개 안 한 것”
시민 “업체 공개 기준·형평성 없다” 비판

지난달 30일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에서 신규 집단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지난달 28일 명품 매장인 샤넬 직원이 최초 확진돼 접촉자 조사를 실시했고, 추가로 동료 직원 6명이 잇달아 확진된 것이다. 직원의 지인 5명도 감염됐다. 현재 해당 매장 직원 56명은 격리조치됐다. 지금까지 파악된 매장 방문 고객은 1600명에 이른다.

부산시는 이 사례를 ‘해운대구 소재 대형판매시설’이라고만 공개했다. 부산시 이소라 시민방역추진단장은 “대형판매시설은 장소가 넓고 환기 설비가 잘 된 경우가 많다”며 “이용 고객에 대한 명부가 확보된 상태이기 때문에 명부를 토대로 조사를 실시하며, 동선 공개의 필요성이 생기면 그때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시 이 같은 발표에 비판이 쏟아진다. 부산시의 유튜브 온라인 브리핑에 접속한 시민들 역시 해당 매장을 공개하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샤넬 매장은 방문 고객이 짧게는 수십 분, 길게는 1시간까지 줄을 서야 할 정도로 붐비기 때문이다. 매장 방문 고객과 접촉자를 모두 파악하기 어렵고, 백화점 특성상 샤넬 매장 방문객이 여러 매장을 돌아다녔을 공산이 높다.

게다가 백화점 주출입구에서는 체온을 확인하지만, 백화점 개별 매장 단위로는 QR체크나 명부 작성을 일일이 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일각에서는 동래구 목욕탕 등 업체가 공개된 사례를 들며 ‘업소명 공개에 기준도, 형평성도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대해 부산시 방역당국은 “확진자 발생 공간 내 모든 접촉자가 파악된 경우 공개하지 않는다”며 “역학조사상 접촉자의 파악 여부와 추가 확진자 발생 등 위험도를 평가해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자영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코로나19 초창기 부산시는 업소명 공개에 비교적 적극적이었지만, 자영업자들의 불만과 불필요한 피해 발생 가능성 등을 고려해 점점 업소명 공개는 최소화한다.

부산시는 또 확진 직원들과 방문객들이 밀접 접촉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부산시는 방문객들을 ‘밀접접촉자’가 아닌 ‘일상접촉자’로 분류했으며, 이에 따라 방문객들의 코로나19 검사도 강제가 아닌 권고 대상이다.

신세계 센텀시티는 지난달 31일까지 해당 매장 영업을 중단했다. 신세계센텀시티 관계자는 “백화점 자체적으로 동선이 겹치는 다른 직원 70여 명에 대해 추가 검사를 받게 했으나 모두 음성으로 나왔고, 자가격리 조치했다”며 “향후 해당 매장의 영업 재개 등은 보건당국과 긴밀하게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