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여론 수렴 없었다” vs “북항시대 새 이미지 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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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구청 새 로고 논란

부산 동구청에서 수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빅워크동구’ 로고를 개발했지만, 개발 과정에서 충분한 여론 수렴 없이 개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고 개발 과정에서 공무원과 다른 구 주민 중심으로 설문조사가 이뤄지는 용역이 추진됐다가 중도 탈락했고, 이후 급하게 최종 로고를 제작하다 보니 정작 주민 의견을 반영하는 절차가 생략됐다.

구민 의견 수렴 절차 없이 진행
“브랜드 개발 더 신중했어야”

3일 동구청에 따르면, 지난 1월 5일 새로운 도시브랜드 ‘빅워크동구’가 선포됐다. 북항 개발과 맞물려 변화하는 도시 이미지에 맞게 새로운 비전을 담으려 한다는 취지다. 지난해 2월부터 7월까지 용역을 거쳤다. 용역을 포함한 총 개발비는 8500만 원이다.

대표 로고가 바뀌면서 기존의 시설물도 전부 교체됐다. 동구의회에 따르면 새 로고 삽입을 위해 현재까지 투입된 비용은 2700만 원이며 앞으로 지출 계획된 비용은 9800만 원에 이른다. 동구청은 홍보물품, 근무자 조끼, 무단투기 경고문 등에 ‘빅워크동구’를 새로 삽입했다. 동구청, 보건소 등의 현판도 교체될 예정이다.

문제는 해당 용역의 설문조사에서 정작 동구 주민의 의견이 사실상 배제돼있다는 점이다. 동구청은 용역 과정에서 지난해 3월 13일부터 20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에는 총 256명이 참여했다. 조사 참여자 중 가장 많이 참여한 직업군은 공무원(36.3%)이며 가장 많은 거주 지역은 부산진구(12%)로 드러났다. 정작 새로 개발된 로고를 가장 많이 보게 될 동구주민들은 27명(10%)에 불과했다.

결국 이 설문조사가 반영된 용역 결과는 선정되지 못했다. 이후 별도 용역으로 최종 로고가 결정됐으나, 이 과정에선 시간 부족 등으로 별도의 여론 수렴가 절차가 없었다. 이에 대해 동구의회 김선경 의원은 “동구를 대표하는 로고와 슬로건인 만큼 주 이용주체가 될 동구 주민의 여론 수렴 과정은 필수적”이라며 “한 번 개발되면 모든 시설물이 바뀌고 이에 따라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브랜드 개발은 더 신중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동구청 측은 새로운 도시 이미지 구축을 위한 비용이었다는 입장이다. 최형욱 동구청장은 “기존 동구청 마크는 일장기와 특정 기업 이미지를 연상하게 한다”며 “오해의 여지를 불식시키고 북항시대 새로운 도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새 브랜드를 개발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실 논란을 부른 설문조사에 대해서는 최 구청장은 “해당 설문조사를 진행한 업체가 개발한 브랜드는 결과적으로 채택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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