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200㎞ ‘하이퍼튜브’ 시범단지 부산 유치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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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한국형 초고속 진공 열차인 ‘하이퍼튜브’의 국내 첫 시범단지(테스트베드) 유치에 나선다. 가덕도 눌차만에서 다대포까지 연결하는 코스를 우선 순위로 두고 국토교통부의 공모 사업에 뛰어든다. 전북과 경남도 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부산의 경우 하이퍼튜브 시범단지가 가덕신공항과 시너지를 발휘하는 데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비슷한 개념의 어반루프 도입에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유치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치 성공 때는 관련 연구기관과 산업체를 부산으로 불러들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부산~서울 20분 주파 진공열차
국내 첫 ‘테스트베드’ 공모에 지원
가덕~다대포 수중 터널 노선 제시
전북 새만금 지역과 경합 예상
유치 땐 ‘어반루프’ 재탄력 전망

부산시는 국토부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할 예정인 하이퍼튜브 시범단지 설치사업에 지원한다고 3일 밝혔다. 국토부 측은 아직 공모 요건이나 일정, 규모 등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공모가 8월 말에서 9월 초쯤 시작될 것으로 본다. 5000억 원에 가까운 사업비가 투입될 전망이며 유치 의사를 밝힌 지자체 가운데 한 곳을 정해 하이퍼튜브를 시범 도입한다.

하이퍼튜브는 진공 튜브 안을 음속으로 주행하는 초고속 진공 열차 ‘하이퍼루프’의 한국형 모델이다. 진공 상태에 가까운 0.001기압 이하의 튜브 안을 최고 시속 1200km의 속도로 주행하도록 개발 중이다. 부산~서울을 20분 이내에 주파하는 속도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진공에 가까운 기압 환경에서 시속 1019km 주행시험에 성공했다.

부산시는 가덕도 눌차만에서 다대포를 연결하는 12km 구간에 하이퍼튜브 시범단지를 유치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가덕신공항과 서부산을 최첨단 교통 시스템으로 직선 연결해 가덕신공항의 고질적 약점으로 꼽혔던 접근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이를 도시철도 1호선과 연계하면 파생되는 시너지 효과는 더욱 커진다.

이 구간의 지상에는 습지보전구역 등이 일부 분포해 수면에서 10~20m 깊이의 수중 터널을 건설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정확한 공모 요건이 발표되지 않은 터라 부산시는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노선을 구상하고 있다. 부울경 메가시티라는 시대적 과제를 감안해 경남과 연결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현재 하이퍼튜브 시범단지 유치에는 전북과 경남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북의 경우 새만금 지역의 광활한 매립지를 장점으로 내세운다. 경남은 김경수 전 도지사가 앞장서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유치를 희망했다.

부산은 어반루프를 필두로 미래형 교통수단에 가장 큰 관심을 드러내는 도시로 손꼽힌다. 부산시 도시철도과 관계자는 “단순히 수천억 원의 국비를 얻어 열차를 놓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연구인력과 산업체를 유치해 앞으로 관련 산업을 부산이 선도해 나가는 기틀이 마련된다”고 말했다.

시범단지가 유치되면 박 시장이 공약했던 가덕신공항~북항(부산역)~동부산(오시리아관광단지) 루트의 어반루프도 추진동력을 얻을 전망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이번 공모로 초고속 교통 수단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산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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