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을 잠시나마 웃게 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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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습도 다소 높음’ 배우 김충길

영화 ‘습도 다소 높음’ 속 배우 김충길(33·사진)은 눈코 뜰 새 없다. 그는 이 작품에서 코로나19가 덮친 ‘낭만극장’의 직원 찰스로 변신했는데 잠시도 쉬지 않고 일당백을 해낸다. 그런데 잠깐. 그가 작은 표정을 짓고 짧은 대사 한마디 뱉었을 뿐인데 영화의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그도 그럴 것이 김충길은 영화 ‘튼튼이의 모험’으로 제27회 부일영화상에서 신인상을 거머쥐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충무로 기대주다. 1일 개봉한 영화로 스크린에 복귀한 김충길을 온라인 화상으로 만났다.

코로나19 덮친 ‘낭만극장’ 직원 역할
전형적인 모습 경계, 현장에 몸 맡겨
“제 역할을 보는 사람들 힘을 얻기를…”

김충길은 이번 작품에서 ‘튼튼이의 모험’을 만든 고봉수 감독과 다시 한번 호흡을 맞췄다. 그는 “고 감독님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을 자세히 보면 비호감 캐릭터가 많다”며 “찰스만큼은 멀쩡하게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웃었다. 이어 “실제로 찰스와 말투가 비슷해 연기하기 수월했다”며 “전형적인 모습을 경계하고 최대한 현장에 몸을 맡기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희준 배우와 연기 호흡을 맞춘 게 기억에 많이 남아요. 유명한 분과 촬영하게 돼서 긴장을 많이 했거든요. 하지만 겉으론 애드리브도 하면서 티를 안 내려고 했죠. 하하.”

찰스는 온종일 영화관 이곳저곳을 오가며 출입자명부 작성을 돕고 매표와 간식 판매, 상영관 청소를 홀로 한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찰스가 “매출이 급감해 에어컨을 틀지 못한다”고 말할 때나 “소금 맛 팝콘과 포도 맛 탄산음료만 가능하다”고 말할 땐 감염병이 덮친 작은 극장의 현실을 엿볼 수 있게 한다. 김충길은 “작년 9월에 촬영을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관객이 더 줄었다더라”며 “이번 작품을 한 뒤에 작은 극장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코미디언을 꿈꿨던 김충길은 배우로 길을 정한 뒤 웃음과 연기를 함께 풀어가려고 노력한단다. 자신의 연기를 보면서 사람들이 웃으면 그것만으로 행복을 느낀다는 그다. 김충길은 “평소에 영상 콘텐츠를 볼 때도 웃음을 가미해 다르게 풀어보려고 이리저리 생각해본다”며 “사람들을 잠시나마 웃게 할 수 있는 연기를 하는 게 배우 생활의 목표”라고 말했다. 영화와 뮤직비디오 연출에 도전의 폭을 넓힌 것도 비슷한 이유라고. 그러면서 다부진 각오를 곁들인다. “웃음과 신뢰를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가 연기한 캐릭터를 보면서 사람들이 힘을 얻으면 더 좋고요.”

남유정 기자 honey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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