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수사와 자치경찰, 두 제도 모두 탄탄히 다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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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문 신임 부산경찰청장

“책임수사제와 자치경찰제, 두 제도를 탄탄히 하는 게 목표입니다”

부산경찰청 이규문 신임 청장은 경찰 내에서도 대표적인 수사통이다. 33년 간의 경찰 생활 중 16년을 직접수사 부서에서 근무했던 만큼 수사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강호순 사건’이나 ‘정남규 사건’ 등 연쇄살인 사건마다 이 청장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현장을 뛰었다.

경찰 생활 중 절반 수사 담당 ‘베테랑’
부산 체감안전도 높이기에 적극 대응
시민으로부터 제대로 평가 받고 싶어

이 청장이 범죄현장에서 느낀 갈증은 통신추적이나 경찰서 간 공조 등 세련된 방식의 새 수사기법의 도입으로 이어졌다. 이 청장은 “본청에서 강력계장을 하던 시절 매년 15~20건씩 벌어지던 유괴인질 사건이 새로운 수사기법의 도입 이후 눈에 띄게 줄어드는 걸 보고 경찰관으로서 큰 보람을 느꼈다”며 말했다.

그러나 그런 ‘베테랑 수사관’도 부산청장 발령 이후에는 내심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이 총장은 “솔직히 남부 지역 근무는 이번이 처음이라 걱정을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면서도 “부임 이후 직접 업무를 챙겨보니 112신고 처리 등은 부산이 전국 최고 수준이어서 방향만 잘 잡고 직원과 제대로 호흡할 수 있다면 잘 해낼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생겼다”며 웃었다.

다만, 이 청장이 한가지 아쉬워하는 부분은 좀처럼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부산의 체감안전도다. 이 청장은 “5대 범죄율이나 교통사고 사망자 비율 등 부산의 안전지표는 날로 개선되고 있지만 정작 시민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체감안전도는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다”라며 “선제 경찰 활동으로 보이스피싱 등 민생침해 범죄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청장이 연일 강조하는 책임수사제와 자치경찰제의 내실화 역시 이 체감안전도 향상을 위한 포석이다. 비대해진 경찰 조직에 대한 시민의 우려를 자치경찰제로 덜어내고, 결과가 아닌 과정 중심의 수사로 전환할 수 있도록 책임수사를 공고히 해야 한다는 게 이 청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제 경찰은 사건의 시작부터 종결까지 피해자의 기대와 눈높이를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두고 수사를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이를 위해 부산경찰청 부임 이후 변호사 자격 보유 경찰관 등 우수 인력으로 법률·수사지원단까지 꾸렸다. 대형재난 사건이나 다수의 피해가 발생한 사건에 관련 법률 검토를 맡겨 수사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처다.

이 청장은 따뜻하고 진정성이 느껴졌던 청장으로 평가받으며 부산경찰청장의 임기를 마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영화 ‘극한직업’처럼 우리 사회에서 경찰관으로 살아가는 데는 말 못 할 애환도 많다”며 “청장으로서 부산경찰청 직원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더 해소하고, 시민으로부터 일한 만큼 제대로 된 평가를 받는 분위기를 반드시 마련해 놓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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