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르노삼성 경영 정상화가 지역경제 부흥 견인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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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부터 1년 넘게 장기 강 대 강 대치를 이어 오던 르노삼성차 노사가 지난 31일 2020년 임금과 단체협약 잠정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고 한다. 올해 국내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늦었지만, 어쨌든 늦게라도 노사가 끝까지 머리를 맞대 합의안을 마련한 것은 르노삼성차는 물론 부산경제를 위해서라도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잠정합의안은 부재자 투표를 거쳐 3일 사원총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인데, 오랜 갈등 끝에 어렵사리 마련된 만큼 무난하게 통과되기를 바란다. 합의안이 통과되면 르노삼성차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예전보다 배전의 노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부산의 대표 기업으로서 시민에 보답하는 일이다.

노사, 31일 1년여 만에 임·단협 합의안
패러다임 전환기, 미래 성장력 확보 관건

르노삼성차의 이번 합의안은 2020·2021년 기본급 동결과 보상금 등 830만 원 상당액 지급, 한시적 노사화합 수당이 핵심이다. 그동안 합의안 도출까지 노사 간 협상 과정은 정말 험난했다. 작년 7월 상견례 이후 노사는 6차례의 실무교섭과 13차례의 본교섭에도 진척을 보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노조의 전면 파업에 맞서 사측도 직장 부분폐쇄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긴장이 극에 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사는 회사의 생존과 고용 안정이라는 공동 목표 앞에서 손을 맞잡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노사 모두 생존을 위해 상호 협력을 선택한 것인데, 지금 업계 환경을 본다면 달리 다른 방도를 생각할 겨를이 없어 보인다.

현재 업계가 처한 상황은 다른 완성차 업체를 통해 충분히 알 수 있다. 르노삼성차와 달리 국내 최대 업체인 현대자동차와 기아, 한국지엠, 쌍용차는 모두 파업 없이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관행처럼 여겨오던 파업이 올해는 사라진 것이다. 기아의 경우 지난달 말 10년 만의 무분규 타결로 업계를 놀라게 했다. 쌍용차는 12년 연속, 현대차는 3년 연속 무파업이었다고 한다. 이런 경향은 코로나19의 장기 대확산과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전기차 전환 등 자동차의 급속한 패러다임 변화가 반영됐다고 보아야 한다. 이 같은 대전환의 시기에 르노삼성차만 홀로 뒤처져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합의는 더욱 중요하다.

다른 업체들이 일찌감치 노사 상생 관계를 구축하며 새 전환기를 맞는 것처럼 르노삼성차도 이제 본격적인 재도약에 나서야 한다. 안 그래도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닛산 로그 위탁생산 종료로 수출이 급감하며 8년 만의 적자를 기록했다. 당장 수출 물량 확대와 미래 성장력 확보가 급선무다. 르노삼성차가 재도약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한다면 지역의 지원과 응원은 말할 필요가 없다. 굳이 들먹이지 않아도 르노삼성차는 지역 최대의 제조기업이다. 그만큼 지역경제의 맏형으로서 기대가 크다. 르노삼성차가 잘 돼야 지역경제도 산다고 믿는 곳이 부산이다. 자긍심을 갖고 다시 지역경제의 심장이 돼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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