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 앤드 칩스’ 사라지자 소비자가 MSC 인증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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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시 앤드 칩스가 사라졌다.”

MSC 인증은 전 세계 유통되는 수산물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유럽은 대중적인 음식인 ‘피시 앤드 칩스’의 재료 구하기가 어렵게 되자 지속가능한 수산업에 대해 눈을 떴다.

유럽의 대중적 음식 주재료
대구 남획 가속화 가격 상승
지속가능한 수산업 인증 출범

캐나다 뉴펀들랜드주의 그랜드뱅크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어장 중 하나로 대구와 청어가 풍부한 매장이다. 아시아권역에서 명태가 가장 흔한 생선이라면 유럽권역에는 대구가 그 역할을 한다. 영국의 대표 요리인 피시 앤드 칩스의 주원료도 대구다.

황금어장에서 잡은 대구로 유럽인들은 맘 편히 생선을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1990년대 초부터 어장은 서서히 망가지기 시작했다. 기술 발전은 더 많은 어획량을 약속했고 이는 남획으로 이어졌다. 1976년 1t에 112달러였던 영국의 대구 가격은 1990년 24달러까지 하락했다. 무지막지하게 대구를 잡아댔기 때문이었다.

1992년 대구의 양이 빠른 속도로 줄자 캐나다 정부는 대구조업금지령을 내렸다. 어장에 대구가 줄어들고 조업도 막히자 대구 가격은 폭발적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1992년 1t당 84달러 수준이던 대구는 1993년 1083달러, 1994년 3045달러, 1995년 3790달러까지 올라갔다.

대중적인 음식인 피시 앤드 칩스가 더 이상 쉽게 먹을 수 있는 요리가 아니게 되자 소비자들은 분노했다. 그리고 이내 값싼 대구의 이면에는 무분별한 남획이 있음을 깨달았다. 이에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남획 중단을 요구했고 소비자들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수산물을 먹기를 원하고 또 이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이후 국제 NGO 단체인 WWF(세계자연기금)와 글로벌 수산물 유통기업인 유니레버가 힘을 합쳐 MSC를 출범시켰다. 당시 유니레버는 대구 남획으로 인해 자원량이 줄어들자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유니레버는 기업 생존을 위해 지속가능한 방식의 어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셈이다.

서종석 MSC 한국사무소 대표는 “대구의 남획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면서 소비자들이 나선 것이 MSC의 시작이다”이라며 “소비자들이 원하자 글로벌 기업들도 이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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