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민주 경선 중도 하차… 이낙연, 이재명 추격 힘 얻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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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경선 후보 사퇴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정 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김종호 기자 kimjh@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중도하차했다. 정 전 총리는 13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족한 저를 오랫동안 성원해준 많은 분께 고개 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평당원으로 돌아가 하나 되는 민주당,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올해 6월 17일 ‘경제 대통령’을 간판으로 출마한 정 전 총리는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 당내 ‘빅3’라는 평가를 받으며 레이스를 시작했지만, 순회 경선에서 줄곧 한 자릿수 저조한 득표에 머물렀다. 특히 전날(12일) 발표한 ‘1차 슈퍼위크’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 밀린 4위로 내려앉자, 마음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사퇴 계기에 대해 “순회 경선을 하면서 고심해 왔던 내용”이라며 “함께하는 의원들과 장시간 토론 끝에 결심했다”고 했다.

1차 슈퍼위크서 4위 머물자
“평당원으로 돌아가 백의종군”
‘반이재명’ ‘호남’ 지지층 겹쳐
이낙연으로 옮겨 갈 가능성 커


민주당 대선 후보를 판가름할 호남 순회 경선(25~26일)을 앞두고 전북 기반의 정 전 총리가 급작스럽게 이탈한 터라 경선 판세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정 전 총리는 회견에서 “저는 일관되게 민주당을 지지한다”고만 언급, 다른 후보 지지 여부에는 말을 아꼈다. 경선이 끝날 때까지 정 전 총리는 이런 입장을 유지할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정 전 총리 측을 우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이 지사, 이 전 대표 등 각 후보 진영의 구애 경쟁도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여권 주변에선 정 전 총리가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을 아우르는 민주당의 적통을 자임하면서, 경선 초반부터 이 전 대표와의 ‘반명(반이재명)’ 단일화 여부를 주목받아 왔다는 측면에서 정 전 총리의 공식 입장과 무관하게 호남에서 ‘의원직 사퇴’ 배수진을 친 이 전 대표가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치공학적으로 비칠 수 있는 인위적인 단일화보다 오히려 정 전 총리가 스스로 물러나는 모양새로 이 전 대표로의 결집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라는 ‘기대 어린’ 분석이 이 전 대표 주변에서 나온다. 이낙연 캠프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정 전 총리 경선 사퇴 발표 직후 “안전한 후보 이낙연, 문재인 정부 계승·발전시킬 최적임자”라는 논평을 통해 “호남 민심도 본선에서 이길 후보 이낙연에게 힘을 모아 줄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정 전 총리와 개인적인 인연을 강조하며 지지층에 손을 뻗었다. 이 지사는 이날 “정 전 총리는 2008~2010년 당대표를 하실 때 제가 상근 부대변인 직책으로 모시던 분”이라며 “당의 중심을 잡아 주시고 정권 재창출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 주시길 기대한다”고 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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