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공작” vs “검찰 쿠데타”… ‘고발 사주’ 전쟁터 된 국회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대정부질문 첫날 여야 공방

국민의힘 이준석(가운데) 대표와 의원들이 1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압수수색이 재개된 국회 김웅 의원 사무실에 들어서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13일 열린 정기국회 첫 대정부질문에서 여야가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을 놓고 난타전을 벌였다. 특히 전날 이번 의혹의 제보자인 조성은 씨의 발언을 계기로 야당이 ‘정치 공작’ 의혹을 전면적으로 제기하면서 여야의 공방은 한층 날이 섰다. 앞서 조 씨는 전날 한 방송 인터뷰에서 “(보도)날짜와 어떤 기간 때문에 저에게 프레임 씌우기 공격을 하시는데, 사실 9월 2일이라는 (첫 보도)날짜는 우리 (박지원 국가정보)원장님이나 제가 원했던, 배려 받아서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다”면서 “그냥 (뉴스버스의)이진동 기자가 ‘치자’고 이런 식으로 결정했던 날짜”라고 말해 큰 파장이 일었다.

“보도 전에 캡처 박지원에 전달
윤 기자회견 날에도 박-조 만나”
야 권성동 의원 추가 폭로 ‘공세’
여당은 박범계 장관이 지원사격
“윤석열과 손준성 특별한 관계”

국민의힘은 이날 추가 폭로로 정치 공작 공모 의혹의 불씨를 키우려 했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조 씨가 김웅 의원에게 받은 고발장 캡처 사진을 첫 언론 보도가 나가기 전에 박 원장에게도 직접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권 의원은 김부겸 국무총리를 상대로 “박 원장과 아주 가까운 전직 의원인데, 조 씨가 이 사건 관련 자료를 보도 전에 박 원장에게 사전에 보내줬다고 하는 것을 들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총리가 “전혀 금시초문”이라고 답하자, 권 의원은 기자의 전언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이재명 캠프에서도 이 사건 자료를 입수해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공식 후보가 된 다음에 터뜨리려 했는데 (보도가)너무 일찍 나와서 당황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이어 “윤 전 총장이 고발 사주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했던 9월 8일에도 둘이 만났다는 제보가 있다” “(두 사람이 만난)소공동 롯데호텔 32층에 국정원장 안가가 있다는 얘기 들어봤나”는 등 폭로성 발언들을 이어갔다.

같은 당 조해진 의원은 박범계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여당 보좌관 출신 검사에게 사건을 배당하는 공수처다. 압수수색 과정에서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따졌고, 전주혜 의원은 “공수처가 광속도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데 정상적이라고 보느냐”고 물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건의 본질은 검당 유착이자 국기문란 사건”이라며 야당과 윤 전 총장에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검사 출신인 백혜련 의원은 “‘윤석열 검찰’은 총장의 측근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검찰권을 사유화하고 남용했다”며 “(검찰이 21대 총선)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고 했다. 대한민국의 정의를 무너뜨렸다”고 질타했고, 민병덕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은)민주주의를 거부하는 검찰 쿠데타로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기대 의원은 국민의힘을 향해 “야당 탄압 정치공작이라는 말로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박 장관은 “윤 전 총장이 손준성 검사를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유임해 달라고 요청한 것 아니냐”는 민주당 백혜련 의원의 질의에 “(윤석열)전임 검찰총장과 손 검사는 매우 특별한 관계였다. 그것을 근거할 수 있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지금 밝히기는 좀 그렇다”면서 “(유임)요청을 직접 받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전달 받았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백 의원이 고발 사주 의혹에 연루된 윤 전 총장을 겨냥, “수사기관의 정당한 법 집행을 부정하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상당히 공감이 가는 면이 있다”며 “이 사건은 어찌 됐든 검찰의 명예가 걸린 사건이고 또 검찰의 정치적 중립 의무와 관련된 매우 중대한 사건”이라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 이번 사건을 맡은 공수처 수사 3부는 이날 오후 김웅 의원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재집행했다. 수사팀은 압수수색을 끝내는 대로 고발 사주 의혹에 관한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압수물 분석과 사건 관계인 조사에 집중할 예정이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