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만이야”… 거제 양대 조선소, 올 수주 목표 조기 달성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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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와 현대중공업과의 합병 이슈 등 연이은 악재로 연초 부진에 허덕이던 대우조선해양은 중반 이후 연이은 잭팟을 터트리며 올해 수주 목표 조기 달성에 성공했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 전경. 부산일보 DB 코로나19 장기화와 현대중공업과의 합병 이슈 등 연이은 악재로 연초 부진에 허덕이던 대우조선해양은 중반 이후 연이은 잭팟을 터트리며 올해 수주 목표 조기 달성에 성공했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 전경. 부산일보 DB

경남 거제 양대 조선소가 시즌 종반을 앞두고 나란히 수주 목표 조기 달성에 성공하며 순항하고 있다. 연이은 악재로 연초 부진에 허덕이던 대우조선해양은 중반 이후 연거푸 잭팟을 터트리며 일찌감치 올해 목표치를 넘어섰고, 초반 몰아치기 이후 주춤했던 삼성중공업도 뒷심을 발휘하며 3분기 목표량을 채웠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4일 아시아지역 선주사와 LNG 운반선 4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수주로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누적 수주는 총 46척(기) 80억 4000만 달러로 늘었다.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 16척, 초대형원유운반선 11척, 초대형 LPG 운반선 9척, LNG 운반선 6척, WTIV 1척, 잠수함 1척, 해양플랜트 2기다.

대우조선, 6월 이후 수주 잭팟

연초 목표 77억 달러 훌쩍 넘겨

7년 만에 연 80억 달러 이상 수주

삼성重 올 목표 91억 달러로 상향

연휴 직전 LNG추진선 쓸어 담아

중국 공장 정리, 국내 집중 계획

이는 올해 목표로 잡은 77억 달러를 훌쩍 넘어선 실적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연초 목표를 초과 달성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한 해 80억 달러 이상 수주도 꼬박 7년 만이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코로나19 여파에 현대중공업과의 합병 이슈까지 맞물려 극심한 수주 가뭄에 시달렸다. 그 사이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수주량을 늘리며 멀찌감치 앞서갔다.

전체 수주량은 물론, 목표 달성률에서도 조선 3사 중 가장 뒤처졌던 대우조선해양은 6월 반등에 성공했다. 불과 1주 사이 1조 1000억 원 규모 대형 프로젝트 2건을 연이어 수주하며 단숨에 목표의 60%를 채웠다.

이후 초대형컨테이너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등 주력 선종과 잠수함 등 방위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꾸준히 수주량을 늘렸고, 여유있게 결승선에 안착했다. 올해 수주 선박 43척 중 32척이 이중연료 추진 선박으로 선주사의 요구와 시장 변화에 대응한 수주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일감 확보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잔량은 222억 달러 상당이다. 이는 향후 2년간 안정적으로 사업장을 가동할 수 있는 물량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조기에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한 만큼 추가 일감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부산일보 DB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부산일보 DB

반면 시작이 좋았던 삼성중공업은 애초 78억 달러로 잡았던 올해 목표를 91억 달러로 높이며 치고 나갔다. 최근 선박용 후판 등 강재 가격 인상 예고로 잠시 주춤했지만, 꾸주히 수주량을 늘리며 목표에 근접해 가고 있다.

특히 명절 연휴을 앞두고 유럽 지역 선사로부터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6척을 쓸어담으며 3분기 목표였던 71억 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누적 수주량은 60척, 78억 달러다. 연말까지 대형 LNG 프로젝트가 줄줄이 예정돼 있는 만큼 연간 목표 달성도 무난할 전망이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러시아 국영에너지 기업 노바텍 등과 쇄빙 셔틀탱커 7척, 내빙 LNG 운반선 6척(옵션 2척 포함) 등 총 13척 건조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 본 계약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계약 총액은 26억 달러, 우리 돈 3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계약만 성사되면 삼성중공업은 총 104억 달러를 수주해 목표의 114%를 달성하게 된다. 이는 2013년 133억 달러 이후 최대 실적이다.

이와 함께 생산성이 떨어진 해외 사업장도 정리한다. 우선 중국 내 생산 법인인 ‘영파(닝보)유한공사’를 철수한다. 영파 법인은 조선 경기가 초호황을 맞았던 1995년, 중국 저장성 닝보시에 설립한 블록 생산 공장이다.

2006년에는 산둥성 룽청시에 또 다른 생산 법인을 설립, 운영해 왔다. 지난해 말 기준 생산량은 각각 닝보 15만t, 룽청 20만t 규모다. 연말까지 잔여 공정을 완료하고 내년 초 인수인계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일감이 줄어든 데다, 설비 노후로 생산효율도 떨어져 철수를 결정했다”면서 “향후 설비 합리화가 갖춰져 생산성이 높은 룽청 법인으로 일원화하고 집중 육성해 효율을 더욱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잇따른 호재에 지역 조선기자재 업체도 반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 중국 공장으로 빠지던 일감이 국내에 풀리면 지역 업체들이 반사효과를 누릴 수 있다”면서 “올해 수주 물량이 현장 일감으로 돌아오는 내년 상반기부터 지역에도 낙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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