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내륙철도 거제 종착역 최적지, 사등면으로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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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김천과 경남 거제를 이을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 KTX) 종착역 최적지로 거제시 사등면이 낙점됐다. 최초 발표에서 첫 손에 꼽혔던 상문동은 각종 민원 유발과 노선 연장에 따른 사업비 증가에 발목이 잡혀 차선책으로 밀렸다. 국가중요어업유산 훼손 우려가 제기된 통영~거제 사이 견내량 해역은 해저터널을 뚫어 통과하기로 했다. 역사 입지를 둘러싼 갈등을 딛고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를지 주목된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환경영향평가정보지원시스템을 통해 ‘남부내륙철도(김천~거제간)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 내용을 공개했다. 본안에는 철도 건설의 뼈대가 될 구체적인 노선안과 정거장 신설 계획이 포함됐다.

국토부 전략환경영향평가 공개
성내마을 옆 농경지·임야 1순위
애초 유력했던 상문동은 후순위
민원 해소·사업비 절감도 고려
견내량 구간은 해저터널로 통과

핵심은 종점 변경에 따른 전체 노선 변화다. 국토부는 작년 12월 발표한 ‘초안’에서 상문동을 종점으로 하는 총 연장 187.25km를 최적안으로 제시했다. 이번 ‘본안’에선 사등면까지 이어지는 177.89km를 1안으로 선정했다.

용역업체는 “종점 정거장 위치선정에 따른 장단점과 열차 수요, 노선 연장, 그리고 관계 기관과 주민 의견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반영했다”면서 “사등면이 노선 길이와 사업비 측면에서 유리하고 열차 이용 수요 차이도 (상문동과 비교하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평가서에 따르면 사등면 노선이 상문동보다 9.3km나 짧다. 사업비도 사등면 역사 건설 시 4057억 원, 상문동 6342억 원으로 2300억 원가량 줄일 수 있다. 접근성은 주거단지가 밀집한 상문동에 비해 떨어지지만, 실제 수요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등면은 하루 1만 5598명, 상문동은 1만 5898명이다.

가장 큰 장점은 민원 해소다. 상문동에 종착역을 만들면 철도가 거제면 주요 마을을 지나 상문동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통과해야 한다. 철도 건설과 운행 그리고 역사 운영에 따른 소음·진동, 교통체증 민원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거제면 주민들은 생활 환경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여기에 입지에서 밀린 사등면도 역사유치추진위를 꾸리고 재검토를 촉구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사등면 노선은 일련의 문제를 단박에 해결할 수 있다.

구체적인 정거장 입지도 나왔다. 용역사는 총 3가지 안을 검토한 끝에 사등면 성내마을 옆 하천을 따라 조성된 농경지와 임야 지역을 1순위로 꼽았다. 나머지 2개 안은 각각 금포마을, 언양마을과 인접한다. 성내마을 옆이 지형과 식생 훼손이 적고 사업비나 민원도 적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게 용역사의 설명이다.

초안에서 빠졌던 ‘제8호 국가중요어업유산(견내량 돌미역 트릿대 채취어업)’ 보호 대책도 마련했다. 돌미역 군락지 훼손이나 조업에 지장이 없도록 해저터널을 뚫는다. 노선 역시, 옛 거제대교 쪽으로 당겨 조업지와 500m 이상 간격을 확보하도록 했다.

국토부는 환경영향평가와 함께 진행 중인 사업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용역을 이달 중 마무리하고 이르면 내달 기본계획을 확정, 고시할 방침이다. 이후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 간 협의·조율을 거쳐 기본·실시 설계에 착수한다. 세부 노선과 정거장 입지는 이 과정에 또 한 번 바뀔 가능성도 있다.

국토부는 “환경 요인이나 사업비 측면에서 어떤 변수가 생길지 알 수 없다. 확정이라고 말할 수 있는 시점은 착공 직전”이라고 전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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