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中,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신냉전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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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미국과 중국)를 비롯한 강대국들이 일제히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에서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까지 미사일 개발에 가세하며 한국을 둘러싼 각국의 역학 구도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의 5배 이상 속도로 비행하는 미사일이다.

미 국방부 국방고등연구계획국은 지난달 27일 성명을 통해 “공군과 시행한 ‘극초음속 공기흡입 무기체계’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음속의 20배인 공중 발사 극초음속 미사일 ‘AGM-183A ARRW’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은 불과 10분 안에 지구상 모든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공격형 핵잠수함 함대와 스텔스 구축함 등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배치할 계획이다.

미, ‘AGM-183A ARRW’ 보유
러, ‘치르콘’ 시험 발사에 성공
중, 핵무기 탑재 가능 기술력 확보
북, ‘화성-8형’ 시험 발사 영상 공개


러시아는 올 7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인 ‘치르콘’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당시 1000km 이상 비행해 타격하는 치르콘을 두고 “대적할 무기가 없다”며 치켜세웠다. 러시아는 궤도를 바꾸며 비행하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지난해 말 실전 배치하는 등 미국과 앞다퉈 미사일 기술력을 뽐내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 미사일에 핵탄두가 탑재되는 것을 견제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미국 미사일의 유럽 배치를 우려하고 있다.

중국도 올 8월 극초음속 활공체를 시험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이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미사일은 목표물에서 약 32km 떨어진 곳에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발사체가 우주선이었다며 미사일 발사를 부인하고 있다. 실제 미사일 발사 여부를 떠나 중국은 극초음속 미사일과 관련해 상당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8일 “중국의 군비 확충, 첨단 능력과 시스템에 대한 발전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기존 군사 강국들에 더해 북한도 최근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었다. 북한은 지난달 28일 자강도 도양리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8형’ 시험 발사와 관련된 영상을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극초음속 미사일이 실제 발사된 것이라면 북한이 이미 상당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도 음속의 5~7배 속도를 보이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2030년대 초까지 실전 배치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지만, 북한의 기술력이 한 단계 더 나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기존 미사일 방어망으로 요격하기가 쉽지 않아 각국의 군사력을 획기적으로 올릴 수단으로 평가돼 왔다. 그러나 미사일에 소형 핵무기 탑재가 이뤄질 경우 전 세계적으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서방과 사회주의 국가 간 신냉전 체제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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