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16년 집권 메르켈 총리 ‘밀착 취재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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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리더십: 합의에 이르는 힘/케이티 마튼

은 16년 집권한 독일 메르켈 총리에 대한 ‘밀착 취재 다큐멘터리’다. 메르켈과 20년 인연을 이어온 미국 ABC방송국 출신 저널리스트가 쓴 것이다.

퇴임을 앞두고도 독일 국민 75%의 신임을 받는 이가 메르켈이다. 메르켈 리더십의 핵심은 경청과 소통을 통해 합의에 이르는 힘이라고 한다. “협상은 참을성을 시험대에 올리는 고된 과정이다.” 대중의 관심과 칭찬은 메르켈이 바라는 보상 중 가장 하찮은 것이라고 한다. 그가 추구하는 단 하나의 목표는 결과물이다. 그걸 이루는 과정에서 메르켈이 소중한 가치로 여긴 것은 겸손 경청 침착함 포용 공감 합리성과 열린 마음이다.

“나는 과학자예요. 문제들을 가장 작은, 가장 잘 관리할 수 있는 부분들로 쪼개는 것을 좋아해요. 그 과정에 감정이 끼어들 여지는 없어요. 중요한 것은 해법을 찾아내는 거예요.” 메르켈은 정치 영역에 자신의 자존심을 전혀 개입시키지 않았다고 한다. 마초들인 푸틴, 트럼프도 처음에는 호기를 부리다가 결국 메르켈의 말을 경청했다. 2007년 푸틴은 메르켈과 정상회담 때 비겁하게(?) 겁주려고 큰 개를 풀어놓은 적도 있었다. 메르켈은 조금도 위축되지 않았고, 감정을 배제한 채 주도면밀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이끌었다.

그가 공직 생활의 무게를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자신만의 생활과 공간을 유지한 덕분이었다. 그는 사생활을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정치인이다. 그는 그 속에서 행복해 하거나 슬퍼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요리를 좋아하는 평범한 가정주부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강인함은 평범함으로 가능할 수 있는 것이다. 케이티 마튼 지음/윤철희 옮김/모비딕북스/468쪽/2만 6000원.

최학림 선임기자 th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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