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규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속 빈 강정’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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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최대 규모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 수장들의 불참으로 인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할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세계 각국의 전력난에 ‘탄소 중립’ 정책도 힘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돼, 전 세계 ‘기후변화 대응’에 비상이 걸렸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달 31일부터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COP26에 직접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COP26은 2주 동안 진행되며, 지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준비되고 있다.

31일부터 2주간 영국서 개최
온실가스 배출 많은 국가 수장
푸틴·시진핑 등 불참할 전망
괄목할 성과 내기는 어려울 듯
전력난에 탄소중립 추진도 난망

AFP통신 등에 따르면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안타깝게도 푸틴 대통령은 글래스고로 날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불참하더라도 다른 인사가 총회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의 화상 연설 여부에도 “방법과 시기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면서 “글래스고에서 논의될 문제는 우리 외교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의 불참 가능성이 간간이 제기돼 왔지만, 대변인이 직접 이를 확인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의 총회 참석 여부도 불투명하다. 더 타임스는 최근 영국 소식통을 통해 보리스 존슨 총리가 외교관들로부터 시 주석의 불참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보도했다.

BBC는 시 주석과 함께 모디 인도 총리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도 아직 참석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며 불참 가능성을 제기했다. 러시아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중국과 미국,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다. 2019년 기준 전 세계 온실가스의 4.7%를 내뿜고 있다. 중국은 27%를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들이 총회에 빠질 경우 COP26은 괄목할 만한 결론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절반가량이 아직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하지 않은 상태다. 더불어 최근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가격 폭등을 초래한 원인으로 급격한 탄소중립 정책이 거론되고 있다.

총회 의장국인 영국도 지난해 기준 풍력 발전 비중이 24.8%에 달하며 탄소중립 정책 선도국으로 불리지만, 올여름 북해에 바람이 거의 불지 않으면서 전력난을 겪었다. 19일에는 탄소중립 추진에 따른 세금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담긴 재무부 내부 문건이 공개되기도 했다. 실제 전문가들은 중국·러시아 정상이 총회와 거리를 두는 것도 전력난에 따른 인플레이션 속 급격한 탄소중립 정책까지 요구받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두 나라가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유지하자는 목표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스웨덴 출신 청소년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는 최근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번 COP26은 큰 변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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