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누리호 성공적 발사, 한국 과학기술 우주로 날았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마침내 우주로 날아올랐다. 21일 오후 5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는 발사 967초 후 고도 700km 지점에 도달해 1.5톤 무게의 위성 모사체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2013년 1월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인 ‘나로호’가 발사에 성공한 지 8년 만에 이뤄 낸 쾌거다. 위성 더미를 궤도에 안착시키지 못해 ‘완벽한 성공’에 닿지는 못했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11번째 우주 발사국, 나아가 실용급 위성(무게 1톤 이상)을 자력으로 쏘아 올린 발사국으로는 세계 7번째 국가로 다가서게 됐다. 아무리 완벽하게 준비한다 해도 통상 우주 발사체의 첫 성공률은 30% 정도라고 한다. 이 낮은 수치를 뚫은 누리호의 성공적 발사는 한국 우주 개발과 우주 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열어젖히는 이정표라 할 것이다.

실용급 위성 올린 7번째 국가 눈앞
우주 강국 발돋움하는 계기 되기를

우주 발사체는 수백 명의 과학자와 기술자가 참여하는 첨단과학의 진수로 꼽힌다.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어도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어 가장 도전적인 국가 과제로 불린다. 이번 누리호의 성공적 발사는 러시아 기술의 엔진으로 발사한 나로호와 달리, 엔진과 탱크·발사체 개발 모두를 우리 손으로 성취해 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를 지닌다. 2010년 3월 개발 사업이 시작된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투입하기 위해 제작됐다. 11년 7개월간의 개발 과정에서 숱한 어려움을 극복한 것은 물론이고 1992년 우리별 1호 발사를 시작으로 따지면 30년간의 온갖 실패를 딛고 선 만큼 박수를 보낼 만하다.

세계 강대국들은 지금 군사적·경제적 목적으로 강화된 로켓 기술 확보와 우주 산업 선점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무수한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우주 산업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국방과 안보적 측면에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대단히 중요하다. 한국의 기술력은 아직은 미국, 러시아 같은 우주 선진국에 비해서는 60~80% 수준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우주개발 관련 투자도 이들 나라에 비해서는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정부가 예산 지원을 확대하고 보다 높은 기술력 확보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다.

이제 우리는 누리호의 성공적 발사를 계기로 우주개발 역량을 축적하는 귀중한 경함과 자산을 계속 쌓아 가야 한다. 내년 5월에는 누리호 2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그동안의 자체 개발 기술을 완벽하게 우리의 것으로 하기 위한 신뢰도 확보 차원에서 2027년까지 4기의 누리호를 더 만들게 된다. 국내 300여 기업의 참여로 10여 년간 첨단 기술이 총집결된 누리호가 향후 한국 우주 산업이 일어서는 발판이 되리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꽉 막힌 국민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 준 이번 누리호 발사가 명실상부한 우주 강국으로의 진입을 밝히는 신호탄이 되길 기대한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