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플랫폼 공정화’ 압박에 구글·애플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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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정치권의 ‘플랫폼 공정화’ 압박이 일부 성과를 내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이 ‘상생정책’을 잇따라 발표했고 구글, 애플 등 외국 업체들도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등 일부 분야에선 논란이 해결되지 않아 추가적인 입법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플랫폼 공정화 압박의 성과는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다. 정부의 입법으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이 지난달부터 시행된 가운데 '현 정책과 지침은 개정법에 부합한다'며 버티던 애플이 한 발 물러섰다.

애플은 23일(현지시간) ‘앱스토어 심사지침’ 개정안을 통해 “(일부) 앱은 인앱결제 이외의 구입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면서 “(개발자나 사업자가) 앱 외부에서 사용자층을 대상으로 인앱결제 이외의 구입 방법에 대해 안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앱결제 금지법’ 시행 한 달
버티던 애플, 외부결제 일부 허용
구글·네이버·카카오, 변화 움직임 넷플릭스 등 일부 ‘버티기’ 여전
추가 입법 규제 필요성 높아져

미국의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애플은 이전까지는 개발자들이 인앱결제 이외의 결제 방법을 사용하는 데 사용자 정보를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애플이 이번에 인앱결제 이외의 결제 방법을 허용한 앱은 신문, 방송, 책 등의 ‘읽기’ 앱과 PC 등에서도 사용되는 ‘멀티플랫폼’ 서비스, 데이터베이스 등 기업서비스, 의료상담·헬스트레이닝 등 ‘개인 대 개인’ 서비스 등이다. 애플은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이행계획서’에서 사실상 법 준수를 거부하는 태도를 보여 논란이 됐다.

다만 이 같은 변화가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의 요구를 충족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구글은 이미 방통위에 제출한 이행계획서에 개정법을 준수하겠다면서 제3자 결제도 허용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사업들은 ‘플랫폼 공정화’와 관련된 수수료 논란에 대해 ‘조정’ 가능성을 밝혔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수수료에 문제가 있는지, 더 낮춰서 할 수 있는 길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플랫폼 수수료나 플랫폼의 이익을 독점하는 구조는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미흡한 부분을 빨리 보정해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수료 논란을 직접적으로 규제할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의 경우 정부 부처의 ‘밥그릇 싸움’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홍남기 부총리가 “국회에서 논의해 하나의 법으로 해주면 금방 진전이 있을 것”이라며 국회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선 상태다.

플랫폼 공정화 압박이 일부 성과를 내고 있지만, 넷플릭스 등 일부 기업은 여전히 ‘버티기’ 전략을 펴고 있다.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 소송 1심에서 패했지만 굴복하지 않고 있는 데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성과 독식 문제와 연계돼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이번 국감에서도 네이버, 카카오 등은 “우리가 망 비용을 낸다면 우리보다 (트래픽을) 훨씬 많이 쓰는 해외 기업도 그에 맞는 비용을 내야 공정한 경쟁”이라고 넷플릭스를 비판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합리적 망 사용료 부과 문제를 챙겨봐달라”고 주문하면서 넷플릭스의 ‘망 무임승차’를 막기 위한 입법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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