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기술 가장 큰 장점은 신속한 의사결정이죠”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오경진 태림산업 부사장

“경영자는 위기를 관리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 상황이 현재는 양호해도 미래를 대비하지 않으면 한순간 무너지는 것을 자주 봤습니다.”

창원국가산업단지내 스마트공장 전환을 선도하는 태림산업 오경진(40) 부사장. 그는 경영인이 되기에 상대적으로 젊은 2세 기업인이다. 창업주 2세라고 해서 자리만 물려받은 것은 아니다. 그는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밴더빌트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한 뒤 독일 현지 기업과 공동연구개발(R&D) 업무에도 종사했다. 나이만으로 ‘금수저’로 치부하기에는 현장 실무와 강의 경력이 화려하다.


창원국가산업단지 스마트공장 선도
창업주 2세로 미국 유학·R&D 경력
경쟁자와 협업 ‘개방형 혁신’ 도입해야

그는 부사장이라는 무게감과 달리 비디오 게임도 좋아하고 철인3종 경기에도 참가할 정도로 활동적이다.

그는 지난해 한국공학한림원에서 ‘포스트 코로나시대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주제발표를 시작으로 올해 서울대 AI콘서트에서 ‘제조 AI사례발표’, 다쏘코리아컨퍼런스에서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이란 특강을 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물결에서 전통적 제조역량과 디지털을 활용하는 역량을 그 회사 수준에 맞게 잡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성공적인 디지털전환은 남들보다 빠르게 의사결정을 하고 위기를 관리하며 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몸담은 태림산업은 자동차 조향장치인 인터미디어트 샤프트를 생산하는 연 매출 320억 원대 공장이다. 일반 자동차부품업체와 크게 다르지 않게 전통적으로 기계부품을 만드는 제조회사다. 하지만 스마트 공정을 선구적으로 도입하면서 올해 7월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10대 K-스마트등대공장에 선정된 것을 비롯해 글로벌스탠더드 경영대상 2년 연속 수상 영예를 안았다. 또 문재인 대통령까지 생산 현장을 방문하는 영광을 누렸다. 국내 산업단지공단에서 디지털 전환과 관련한 스마트팩토리 지원 과제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2017년부터지만 태림산업은 2018년 선구적으로 도입했다.

그는 “스마트기술이 새로운 일감을 찾는 데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다. 세계적 자동차 회사인 GM, 피아트 등에 들어가는 제품을 수주해 고용과 매출이 증가했다. 최근에는 테슬라, 폭스바겐에 사용하는 제품도 수주했다”면서 “스마트 기술 도입으로 회사 내 낭비를 찾아내고 제품 개발과 공정 합리화를 추구할 기회를 찾은 것이 제일 큰 성과”라고 지적했다.

그가 제시하는 스마트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신속한 의사결정이다. 그는 “스마트공장은 의사결정의 수단이고, 그 의사결정의 끝에는 로봇이 있을 수도 있고, 사람이 더 있을 수도 있다”면서 “더 중요한 것은 단위공정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면 일감은 자연스레 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불확실한 제조업 미래를 극복하는 방안은 ‘협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부자에게 어떻게 부자가 되었느냐고 물었더니 ‘주변 사람을 부자로 만들다 보니까 나도 부자가 돼 있더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갈수록 혼자 일하기 힘들고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동료는 물론 경쟁자와도 협업하는 개방형 혁신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