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력 언론사 뉴욕타임스(NYT)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 고발한 고 김학순 할머니를 추모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최초 고발
사망 24년 만에 부고 기사 실어

NYT는 25일(현지시간) 자 신문에 실린 ‘간과된 인물들’이라는 기획 보도에 김 할머니에 대한 부고 기사(사진)를 담았다. 이 보도는 1851년 이후 주목할 만한 업적을 남겼음에도 불구하고 NYT 보도에 나오지 않았던 인물들의 삶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2018년 3월에는 유관순 열사를 추모하는 보도가 실리기도 했다. NYT는 이번에도 부고면의 절반가량을 할애해 김 할머니의 생애와 증언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날 보도는 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 24년 만에 이뤄졌다.

NYT는 1991년 8월 14일 위안부 문제에 대한 김 할머니의 첫 기자회견으로 보도를 시작했다. NYT는 “그의 강력한 설명은 일본의 많은 정치 지도자가 수십 년간 부인해오던 역사에 생생한 힘을 실어줬다”고 보도했다. 위안부 피해자였던 김 할머니의 일본군 만행에 대한 증언은 당시 세계 각국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추가 증언으로 이어졌다.

NYT 보도에는 1998년 보고서에서 일본군 위안소 운영을 반인류 범죄로 규정한 게이 맥두걸 전 유엔 특별보고관의 발언도 실렸다. 그는 최근 한 콘퍼런스에서 “보고서에 쓴 어떤 것도 김 할머니의 30년 전 직접 증언이 미친 영향력의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고 밝혔다.

알렉시스 더든 미 코네티컷대 교수는 NYT 인터뷰에서 “김 할머니는 20세기 가장 용감한 인물 중 하나이며, 역사학자들도 그의 회견 덕분에 관련 연구를 본격화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