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F] 글로벌 도시는 바다와 인접한 곳이 유리… 부산, 잠재력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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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연설 ‘2030 축의 전환’ 저자 마우로 기옌

<2030 축의 전환> 저자인 마우로 기옌 영국 케임브리지대 저지경영대학원장은 ‘글로벌 트렌드, 지속가능성 그리고 도시’라는 주제로 26일 부산 서면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해양포럼(WOF)의 기조연설을 맡았다. 기옌 원장은 글로벌 시장 트렌드, 국제 비즈니스 전략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이며 직전 소속인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 스쿨 국제경영학 교수로 재직하며 온라인 강좌 플랫폼 코세라에서 10만 명 이상이 수강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기옌 원장은 “모든 생명은 바다에서 시작했다”며 “지구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살기 위해 바다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리고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인구, 중산층, 도시의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프리카, 2030년에 인구 최다
인도는 중산층 비율 최대 될 듯
도시엔 사람들 몰리며 더욱 성장
바다 인프라 갖춘 곳이 발전할 것

현재 전 세계 인구는 75억 명 수준이다. 그는 “가장 보편적으로 생각했을 때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형태를 띠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옌 원장은 “과거에는 부국과 빈국의 기대 수명 차이가 컸는데 최근에는 이 수치가 줄어들고 있다”며 “빈국 기대수명이 매우 빠르게 부국 수준으로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의 결과로 ‘아프리카의 부상’이 일어난다고 봤다. 2030년이 되면 아프리카가 전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대륙이 된다. 기옌 원장은 “아프리카는 내륙에 사는 인원이 많은데 인구가 늘어나면 내륙에서 연안지역으로 이동해 일자리를 얻고 생활하게 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소비 능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중산층’의 증가에 집중했다. 2030년이 되면 일본, 한국 등 주요 아시아 국가들의 절반 이상이 중산층이 된다고 봤다. 기옌 원장은 중산층 증가에 관심을 가져야 될 국가로는 인도를 꼽았다. 그는 “출생률을 봤을 때 인도의 중산층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산층의 증가는 에너지 사용 증가로 늘어난다. 1970년대 254EJ(엑사줄)에서 2020년대에는 606EJ로 거의 3배가 늘어난다. 이만큼 화석연료의 사용이 늘어나는 셈이다.

또 인구와 중산층의 변화는 정치적인 변화도 가져올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의 경우 2030년이 되면 절반 이상이 흑인, 라틴계, 아시아계 등 기존 소수로 불렸던 인종이 오히려 주류가 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 이들이 투표권을 행사하게 되면 정치적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이들의 대부분은 도시에 산다. 현재 도시는 지구 전체의 1%가 되지 않지만 전체 인구의 60%가 산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 등이 보편화되며 도시의 매력은 줄었지만 앞으로도 도시의 성장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었다.

기옌 원장은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일대의 발전을 보면 도시의 성장은 바다와 가까운 곳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아이러니하게도 환경의 변화는 부산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봤다. 기옌 원장은 “온난화로 인해 북극항로를 본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 북미, 유럽, 동아시아 등 유통환경이 크게 변한다”며 “항만과 바다를 보유한 부산에는 큰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축의 전환 시대 부산의 가능성을 높게 사기도 했다. 그는 바다와 관련된 다양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부산은 충분히 글로벌 도시로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특히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원격근무가 보편화될 경우 지리적 규제를 받지 않는 글로벌 아웃소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고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도시의 경쟁력이 중요해진다고 봤다.

기옌 원장은 “전 세계 어디서든 전 세계 기업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된 시대인 만큼 축의 전환의 시대에 부산이 나아갈 길을 찾는다면 부산은 충분히 글로벌 도시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며 “부산이 가진 바다라는 인프라를 잘 활용해 부산의 문화와 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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