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교사 원생 6명 이상 학대 의혹
“20여 일치 분석 결과 160차례 정황 포착”

경남 양산지역 한 어린이집 교사가 생후 13개월 유아를 포함한 원생 6명 이상을 학대한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양산시 A 어린이집 원생 부모들은 7일 양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어린이집 CCTV를 분석한 결과, 원생 6명 이상이 한 교사로부터 신체적 학대를 받는 장면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교사가 원생의 뺨을 때리거나 발로 차는 등 최소 160여 차례 이상 아동학대를 했다는 것이다.

이들 학부모는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1월 30일 어린이집 원장으로부터 13개월 된 여자아이의 치아 3개가 손상됐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었다”며 “사고 당일 담임교사는 ‘혼자 놀다 넘어졌다’고 해명했으나, 학대를 의심한 부모가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찰이 어린이집 CCTV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담임교사가 여자아이를 발로 밀었고, 넘어진 아이의 입이 바닥에 부딪치면서 치아가 손상된 장면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경찰이 20일치 CCTV를 분석한 결과 치아 손상을 입은 아이를 포함해 6명 이상의 원생이 담임교사로부터 학대를 당하는 모습을 확인했고, 생후 7개월 된 아이의 학대 모습도 포함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양산시 동면 S 어린이집 원생 부모들은 7일 양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S 어린이집 CCTV를 조사한 결과, 원생 6명 이상이 한 교사로부터 신체적 학대를 받은 장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태권 기자

특히 학부모들이 20여 일치 CCTV를 따로 분석한 결과, 18일치 CCTV에서 담임교사가 생후 12개월 된 아이의 뺨을 때리는 것을 포함해 발로 차고, 머리를 잡아 들어 올리는 등 학대로 의심되는 160여 개 장면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 아이는 뺨을 맞아도 울지 않고 움직이지도 못하고 굳어버리는 모습을 보여 학대 자체가 학습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노했다.

이들 학부모는 CCTV 열람 과정에서 해당 어린이집과 행정기관의 소극적 대응에 대한 개선도 강력히 요구했다.

이들은 “CCTV 열람 과정에서 해당 어린이집과 양산시는 ‘여자아이가 다친 특정일 CCTV만 공개하겠다. 그게 지침’이라고 말했지만, 확인 결과 아니었다”며 “2·3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선순위를 아이들과 피해자에게 두고 행정처리를 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담당 공무원이 CCTV를 통해 학대 장면을 확인하고도 가해 교사에 대한 행정 처분을 내리지 않아 교사는 처분이 내려지기 전까지 동종업계에서 일을 계속할 수 있다”며 “판결 전이라도 담당 공무원의 권한으로 자격정지 처분을 먼저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들 학부모는 경찰과 양산시에 신속한 수사와 함께 담임교사에 대한 즉각적인 자격정지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경남경찰청 아동학대특별수사팀은 “지난해 12월 1일 사건을 접수 받아 수사 중이며, 먼저 피해가 확인된 아동 3명에 대한 신체적 학대를 확인해 담임교사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압수한 CCTV를 정밀 분석해 피해자 부모들이 제기한 부분에 대한 학대 혐의 여부와 해당 어린이집 원생 중 추가 피해자가 없는지 등을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산시도 “피해 아동의 보호자가 어린이집 내에 설치된 5대의 CCTV 영상 모두를 열람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판단해 ‘여자아이가 다친 특정일 CCTV만 공개하겠다’라고 했다”며 “이후 잘못된 부분을 정정해 보호자에 안내하고 영상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해명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