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복원 통해 지속가능한 환경 발전 ‘모범 사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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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굿둑 상시 개방

낙동강 하굿둑 상시 개방이 결정되자 시민사회는 물론 부산시도 적극적인 환영 입장을 밝혔다. 환경단체들은 생명 다양성이라는 생태적 효과에 주목했고, 부산시와 지역 주민 등은 생태계 복원을 통해 낙동강 하구가 지속가능한 발전의 모범 사례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달 중순 시행, 35년 만에 열려
기수 본연의 모습 되찾는 게 목표
별도 복원사업, 생명 다양성 확보
생태관광 연계 경제 효과도 유발

■낙동강 하구 생태계, 역동성을 되찾다

지난 9일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가 의결한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방안’은 하굿둑 상시 개방을 통한 기수(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유역) 생태계 복원을 사업 목표로 하고 있다. 하굿둑 개방에서 끝나지 않고, 하구 일대의 생명 다양성을 늘리기 위한 조처들도 함께 추진된다는 의미다.

1987년 하굿둑 준공 뒤 하구의 생명은 역동성을 급격히 상실했다. 낙동강의 자랑이었던 재첩과 갈대가 사라지거나 급격히 줄었고, 먹이가 사라지자 그 많던 철새도 떠났다. 대수기(바닷물이 강물보다 높아지는 시기)만 되면 수문을 완전히 닫으면서 생긴 변화였다. 강으로 이동하는 어종들은 갈 길을 잃었고, 바닷물을 만나지 못한 지역은 염분 변화로 생태계가 생명 다양성을 잃어갔다.

다행히 하구의 생태 복원 능력도 예상보다 뛰어났다. 2019년부터 며칠에서 한 달 가까이 진행된 실증실험들에서 잉어, 장어 등이 회귀가 관찰됐다. 2020년 하구의 철새 개체 수가 급증하기도 했는데, 기후 영향과 함께 실증실험 과정에서 발생한 염분 변화로 철새 먹이가 늘어난 것이 이유로 꼽힌다.

이달 중순부터 한국수자원공사는 생태통로 개념으로 하굿둑의 물길을 항상 열어 두고, 대조기에도 수문 1개를 일부 열어 둘 계획이다. 사실상 연중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 기수 본연의 모습을 일부 되찾게 되는 것이다. 별도의 복원사업도 추진된다. 연어, 동남참게 등을 풀고 새섬매자기, 재첩 군락을 조성하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앞선 실증실험에서 관찰된 효과들이 증폭돼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굿둑이 준공된 35년 전으로는 돌아가지 못해도, 이전의 모습을 상당 부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생명그물 이준경 대표는 “개방이 늦은 감도 있지만, 실증실험으로 자연의 복원 능력이 살아 있음을 이미 확인했다”며 “하구의 자연성 회복이라는 생태적 의미를 넘어, 국토균형발전 측면에서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국가하구로 키우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본보기로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방안’에는 지역과 생태복원 효과를 공유한다는 추진방향이 명시돼 있다. ‘낙동강 하구포럼(가칭)’을 만들어 지역 주민 생태복원을 함께 추진하고, 생태관광 등을 자원화해 경제 효과를 유발한다는 계획이다. 하구의 자연성이 충분히 되살아나면, 국내에서는 유일하고,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문 하구 생태계 복원 사례가 된다. 생태 관광 측면에서 상당히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학계 등에서는 한발 나아가, 하굿둑 개방을 서부산 그랜드 디자인 원동력으로 삼자는 아이디어도 나온다. 장림공단 생태복원, 국가하구박물관 조성, 다대로 수변 숲 조성 등을 추진해 에코델타시티와 함께 낙동강 주변을 지속가능한 발전의 표본으로 설계하자는 아이디어다.

향후 변수는 염분 피해 발생 여부이다. 이미 각종 안전대책 등이 충분히 마련돼 있어 염분 피해 발생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수문 조작이 많아지면 고장이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어 환경부와 수자원공사 등은 관련 기술 향상과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다.

부산시 박진석 물정책국장은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복원방안이 마련된 만큼 건강한 생태와 행복한 삶이 공존하는 낙동강 하구를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굿둑의 본래 기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염분피해 없이 기수생태계를 복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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